[하우징포스트=유승찬 기자]
'올해 상반기 국제선 항공사 운항 평가'에서 '일본·중국 항공사들이 상위 등급'을 받은 반면, 국내 항공사들의 성적표는 엇갈렸다. 일부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는 하위 등급으로 분류되며 국제선 운항 신뢰성에서 뚜렷한 격차가 확인됐다. 다만 이번 결과는 항공사 서비스의 급격한 악화라기보다, 올해부터 평가 기준이 ‘정시율’ 중심에서 ‘장시간 지연’까지 확대된 데 따른 구조적 변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에어부산의 A321neo 항공기. '2025년 상반기 국제선 운항 신뢰성 평가'에서 에어부산은 국적 항공사 가운데 상위권 성적을 받았다. (사진=에어부산 제공)

◆ ‘정시율’만 보던 평가에서 ‘지연 시간’까지 확대
국토교통부는 22일 국내외 항공사 51곳(국적사 10곳·외항사 41곳)을 대상으로 한 ‘2025년 상반기 항공사 서비스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 대상 기간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다.
이번 평가의 핵심은 운항 신뢰성 항목에 ‘장시간 지연율’을 새로 반영했다는 점이다. 국내선은 1시간, 국제선은 2시간을 초과하는 지연을 장시간 지연으로 정의하고, 기존 시간준수율과 각각 50%씩 반영했다. 평가 등급 기준도 상향돼 ‘매우우수(A)’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90점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국토부는 “지연 빈도뿐 아니라 지연으로 인한 이용자 체감 불편을 평가에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2025년 상반기 항공사 운항 신뢰성 평가 결과. 국내선·국제선 국적사와 외항사를 대상으로 정시율과 장시간 지연율을 반영해 등급을 산정했다. 올해부터는 국제선 2시간 이상 지연이 평가에 포함됐다. (자료=국토교통부)

◆ 국제선에서 드러난 격차…일본·중국 항공사 상위권
변경된 기준이 적용되면서 국제선 운항 신뢰성 평가에서는 국가·항공사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일본과 중국 항공사들은 장시간 지연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어 다수가 A등급 이상을 받았다. 전일본공수, 일본항공, 중국남방항공 등이 대표적이다.
국적 항공사 가운데서는 에어부산이 국제선 운항 신뢰성에서 상위권에 포함됐다. 반면 일부 국적 LCC는 장시간 지연 빈도가 높아 하위 등급으로 분류됐다. 국토부는 “같은 지연이라도 지연 시간이 길수록 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구조”라고 설명했다.

2025년 상반기 국제선 운항 신뢰성 평가에서 대한항공은 전년보다 등급이 하락하며 중위권으로 평가됐다. 대한항공의 주력 기종인 보잉 787-10 항공기.(사진=대한항공)

◆ 국내선은 ‘대체로 우수’…국제선과 다른 흐름
국내선 평가에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대부분의 항공사가 우수 등급을 받았다. 이스타항공은 지연 시간 항목에서 점수가 낮아 보통 등급으로 평가됐다.
항공업계는 "국내선과 국제선의 결과 차이가 평가 방식 변화와 국제선 운항 환경 특성이 결합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국제선은 노선 거리와 항공로 제약, 현지 공항 사정, 대체편 운영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장시간 지연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 ‘중간 점검’ 성격…미흡 항공사엔 개선 요구
국토부는 이번 평가를 2025년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의 중간 점검 성격으로 규정했다. 미흡 판정을 받은 항공사에는 개선계획 제출과 이행을 요구하고, 향후 평가를 통해 이행 여부를 점검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장시간 지연을 평가에 반영함으로써 항공사들이 사전 운항 관리와 지연 최소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전 기간을 종합한 최종 평가는 내년 5월께 발표해 운수권 배분 등 정책 판단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