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 주례열린도서관 전경. 급경사지 위에 세워진 이 도서관은 주민에게 열린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돼 2025 한국건축문화대상 공공부문 대통령상을 받았다. (사진=사상구청 제공)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국토교통부는 5일 서울 문화비축기지에서 ‘2025 한국건축문화대상 시상식’을 열고, 공공·민간·주택·한옥·건축문화진흥 등 3개 부문 52점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올해 대통령상은 부산 사상구의 ‘주례열린도서관’, 성남시의 ‘화이트 스트라이프(WHITE STRIPE)’, 서울 강동구의 ‘e편한세상 고덕 어반브릿지’, 경남의 ‘진주시(Jinju City)’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공공건축, 공동체를 열다
공공부문 대통령상은 부산 사상구의 ‘주례열린도서관’이 수상했다. 이 도서관은 아파트 예정부지를 구청이 직접 매입해 지역사회에 개방한 사례로, 폐쇄적 개발 대신 열린 공간을 통한 사회적 회복을 제시했다.
급경사지라는 대지 조건을 계단형 테라스로 극복하고, 내부의 보이드 공간을 램프형 경사로로 연결해 층간의 시각적·공간적 연계를 유도했다. 지역 커뮤니티와 공공시설이 결합된 대표적 공공건축으로 평가받는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교촌F&B 사옥 ‘교촌 1991 빌딩(WHITE STRIPE)’ 전경. 유리 외벽의 반사와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층별로 다른 입면 패턴을 적용했고, 도시 속 절제된 미학을 구현했다. 2025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사진=종합건축사사무소 연미건축·사진작가 남궁선 제공)
◆ 민간건축, 도시 속 절제된 미학
민간부문 대통령상은 경기 성남시 수정구의 ‘교촌 1991 빌딩(WHITE STRIPE)’이 차지했다.
유리 외벽의 반사와 왜곡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세밀한 설계가 돋보이며, 외피의 투명성과 내부 동선의 유기적 구조가 조화를 이루었다.
복잡한 도시 맥락 속에서도 단정함과 깊이를 동시에 구현한 건축물로 꼽힌다. 설계자 인의식 대표(연미건축)는 “건축의 외피는 도시와의 대화”라며 “빛과 재료의 관계를 끝까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동구 ‘e편한세상 고덕 어반브릿지(E-Pyunhansesang Godeok Urban Bridge)’ 아파트 단지 전경. 단지와 도시를 연결한다는 콘셉트로 설계돼, 저층부 브릿지와 옥상정원을 통해 입주민 간 소통과 커뮤니티 활성화를 유도했다. 2025 한국건축문화대상 주택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사진=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사진작가 홍성준 제공)
◆ 주거건축, 닫힌 경계 넘어 열린 커뮤니티로
주택부문 대통령상은 서울 강동구의 ‘e편한세상 고덕 어반브릿지(E-Pyunhansesang Godeok Urban Bridge)’가 선정됐다. 대단지 내 저층부를 연결하는 브릿지와 옥상정원은 입주민 간 교류를 유도하고, 단지 중앙의 보행가로는 주변 도시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단절된 공동주거를 열린 생활 네트워크로 바꿨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설계는 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조주환 대표)와 전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전이서 대표)가 맡았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 한옥주택 ‘서희재(Seo Hee Jae)’ 전경. 주변의 자연경관을 차경(借景)으로 받아들이며, 공간마다 다른 시선과 조망을 설계한 점이 돋보인다. 현대 도시 속 한옥의 정체성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2025 한국건축문화대상 한옥분야 대상을 수상했다. (사진=서울시 제공)
◆ 전통과 자연의 공존, 한옥 ‘서희재’
한옥분야 대상(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상)은 서울 은평구 진관길의 ‘서희재(Seo Hee Jae)’가 받았다. 이 주택은 주변 자연경관을 차경으로 받아들이며, 공간마다 다른 시선과 조망을 설계했다.현대 도시 속 한옥의 정체성을 재해석한 주거 건축물로, 자연과 생활이 조화를 이루는 점이 돋보인다.
◆ 건축문화진흥, 지역이 문화를 키우다
건축문화진흥부문 대통령상은 경남 진주시(Jinju City)가 수상했다. 진주시는 2019년부터 지역의 풍부한 목재를 활용해 ‘목조건축 대표도시’로 발전시키는 데 힘써왔다.
지역 축제, 전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건축을 생활문화로 확산시킨 공로가 인정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진주시는 지역 자원을 활용한 건축문화 활성화의 대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염선웅 홍익대학교 학생의 ‘A Moment of Village: 구례 마을형 휴게소’ 설계 이미지. 자연형·산업형·커뮤니티형 휴게소로 구성된 이 작품은 저수지·밀밭·마을길 등 지역 경관과 어우러지는 구조를 제안해, 일상의 공간을 여행의 거점으로 확장했다. (사진=염선웅 제공)
◆ 미래세대의 상상, 학생설계가 제시한 건축 실험
학생설계부문 대상은 홍익대학교 염선웅 학생의 ‘구례 마을형 휴게소(A Moment of Village)’와 명지대학교 홍원표·최리아·석연우 학생의 ‘모담(MODAM)’이 수상했다.
‘A Moment of Village’는 획일적 관광 패턴에서 벗어나 지역과 교감하는 휴게소를 제안했고, ‘모담’은 신한옥 공유주택을 통해 청년 세대의 공동체적 삶을 재해석했다. 심사위원단은 “젊은 세대의 실험과 사회적 통찰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 국토부 “품격 있는 공간, 국민과 함께 만든다”
이상주 국토도시실장은 “올해 수상작들은 공동체와 미래를 대하는 건축적 해법을 잘 보여줬다”며, “정부는 국민이 품격 있는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다지고, 건축문화 발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향후 지역 건축문화진흥 조례와 공공건축 통합관리제 등을 연계해 건축문화의 공공성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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