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지리정보원은 장보고기지와 K-루트 등 남극 신규 연구지역의 지형지물에 우리말 지명을 부여하기 위한 공모전을 실시한다. 사진은 2024년에 남극 테라노바베이에 지어진 장보고과학기지 전경. (사진=한국극지연구소·휴브로튼아키텍츠)
[하우징포스트=오명근 기자]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남극 연구지역에 부여할 새로운 우리말 지명을 국민 참여 방식으로 선정하는 ‘남극 지명 우리말 공모전’을 20일부터 2주간 실시한다.
남극 탐사 범위가 장보고기지 주변에서 K-루트 및 내륙기지 후보지로 확대됨에 따라, 주요 지형지물에 고유한 지명을 부여해 연구 체계를 정비하고 한국의 극지 활동 위상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세종·장보고 등 기존 과학기지 중심으로 구축해 온 공간정보 대상을 신규 연구지역으로 넓히고 있다. 장보고기지에서 내륙기지 후보지까지 약 2,200km 구간인 ‘K-루트’를 개척하는 등 탐사 영역이 확대되면서, 해당 지역의 지형지물에 고유 지명을 부여할 필요성이 커졌다.
남극 내 우리나라 과학기지 위치도. 세종과학기지(왼쪽)와 장보고과학기지(아래)가 남극 대륙의 양 축에 자리하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이 일대 신규 연구지역 지형지물에 우리말 지명 부여를 추진한다. (자료=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이번 공모전은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규 지명 대상지는 총 16곳이며, 이 중 4곳을 선정해 국민 의견을 모은다. 국토교통부 및 국토지리정보원 누리집에서 공모전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참여자는 3차원 입체지도를 통해 각 지역의 위치와 지형 특성을 미리 살펴본 뒤 이름을 제안할 수 있다. 지명 유래와 지역 설명도 함께 제공돼 참여 편의성이 높다.
지명 후보는 국민 제안을 바탕으로 전문가 자문, 관계기관 검토, 공청회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대상 수상작은 국가지명위원회 심의를 통해 공식 지명으로 등록되며, ‘지명 인증서’도 수여된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창의적인 국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시상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남극 신규 지명 후보지 위치(16개 지역). 장보고과학기지 주변의 빙하·봉우리·계곡 등 중 4곳은 국민 선호도 투표를 통해 최종 지명 선정에 의견이 반영된다. (자료=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우리나라는 이미 세종과학기지 주변에 ‘백두봉’, ‘세종봉’, ‘미리내빙하’, ‘아라온계곡’ 등 27개의 우리말 지명을 등재한 바 있다. 이번 공모전은 기존 성과를 신규 연구지역으로 확장하는 작업으로, 남극지명사전에 등재된 지명은 국제 극지 지도에도 반영돼 한국의 연구 활동 범위를 명확히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조우석 국토지리정보원장은 “국민의 창의성과 우리말의 품격이 남극 땅에 새겨지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고유 지명 제정을 통해 국제 극지 연구 협력과 평화적 연구 활동 기반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이번 공모전을 시작으로 남극 연구지역의 지명 체계를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공간정보 데이터와 연계한 과학 탐사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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