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주요 지역 5월 경매 지표.(그래픽=하우징포스트 디자인팀)

[하우징포스트=유승찬 기자]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침체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래 부진과 함께 관심지역 물건말 팔리는 뚜렷한 양극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지역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물건 가운데 실제 낙찰된 비율은 40% 초반에 머물렀다. 경매 물건 10건 중 6건이 유찰된 셈이다.

그나마 낙찰이 이뤄진 사례도 대부분 강남·종로 등 일부 선호 지역에 집중됐다. 이들 지역의 경우 매수자가 몰리며 낙찰가가 감정가를 크게 웃돌았고, 이 영향으로 5월 평균 낙찰가율은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상당수 물건이 팔리지 않지만, 일부 인기 지역의 고가 낙찰 사례가 평균 가격 지표를 끌어올리는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9일 발표한 법원경매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5년 5월 기준 서울 아파트의 평균 낙찰률(팔린 비율)은 41.5%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물건의 절반 이상이 유찰되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 경매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팔린 가격 비율)은 96.5%로, 2022년 6월(103.0%)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낙찰가율 상승은 일부 인기지역에서의 높은 경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감정가 넘는 낙찰도 잇따라…선호 지역 집중 양상
자치구별로 보면 마포구(113.7%), 성동구(108.5%), 중구(108.4%), 영등포구(107.2%), 강남구(103.4%), 광진구(103.0%) 등지에서는 감정가격을 초과한 매각 사례가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낙찰로 이어지는 매각율은 대부분 낮은 수준에 그쳤다. 마포구(14.8%), 용산구(14.3%), 송파구(16.7%) 등은 응찰 성공률이 10%대에 머물렀다.
반면 강남구(66.7%), 종로구(100%)는 상대적으로 높은 낙찰률을 보이며 수요가 일부 지역에 편중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 랩장은 “입지 경쟁력과 가격 적정성이 맞는 일부 매물에만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 고점 대비 가격 안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 낙찰가율 상승, 시장 회복 신호로 볼 수는 없어
평균 낙찰가율의 상승을 시장 회복의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중개업계의 분석이다. 경매 특성상 권리관계, 실거주 여부, 명도 부담 등 복잡한 요인이 얽혀 있어 일반 매매에 비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데다, 수요 자체도 여전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직방측은 “낙찰가율이 높다고 해서 전체 시장의 투자 수요가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실질적으로는 인기 매물만 거래되고 있는 선별 응찰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경매전문 한 변호사는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은 현재 ‘옥석 가리기’ 흐름에 머물고 있다”며 “전체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금리·전세시장 안정 등 거시적 조건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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