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라는 시공 브랜드로 삼부토건이 건설한 한 아파트 단지 조감도(사진=삼부토건)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중견 건설사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건설경기 침체와 자금난이 겹치면서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중견 건설사의 법정관리 사례가 발생했다. 부채비율이 838.5%에 달하며, 업계에서는 추가적인 도산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국내 1호 토목면허 기업, 시공능력 71위
1955년 설립된 삼부토건은 국내 최초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취득한 건설사로, 마포대교, 서울 지하철 1·4호선, 경부고속도로 등 국가 기간시설을 다수 시공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영업손실과 매출 감소로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으며, 급기야 법정관리 신청에 이르렀다.

특히 삼부토건은 정부 발주 공사 및 민간 대형 프로젝트에서 수주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으나, 지속적인 적자로 인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2023년 3분기 기준 당기순손실이 830억 원을 기록하며 손실 폭이 더욱 확대되었고, 채권단의 자금지원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삼부토건은 2020년 이후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동남아 및 유럽 시장 진출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국내 주택시장 위축과 정부의 건설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주요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해 재무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삼부토건 회사 로고. (자료=삼부토건 홈페이지)

◆'우크라이나 재건주'에서 법정관리까지
삼부토건은 지난해 정부의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 지원 발표로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국거래소의 관리종목 지정 및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결국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투자자 신뢰가 급락하며 유동성 위기가 심화됐다.

더욱이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진출을 위해 해외 투자사들과 협력을 추진했으나, 재무 불안정성과 내부 감사 문제로 인해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해외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희박해졌고, 법정관리라는 최후의 선택을 하게 되었다.

◆건설사 도미노 위기…올해만 세 번째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신청은 신동아건설, 대건대저건설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중견 건설사의 회생절차 사례다. 지난해 12월 전북 소재 제일건설도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중견 건설사들의 재무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들은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권 대출 심사도 강화되면서 자금난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양산업개발·이수건설 등도 '흔들'
중견 건설사들의 위기는 삼부토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한양산업개발과 이수건설 또한 재무 상황이 악화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 프로젝트에서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양산업개발은 최근 대형 건설 프로젝트에서 잇따른 미분양 사태를 겪으며 재무적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이다. 이수건설 역시 다수의 건설 현장에서 자금 유동성 부족으로 공사가 지연되거나 계약이 해지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금융 환경이 경색되면서 유동성이 부족한 중견 건설사들이 연쇄적으로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며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전망...건설업계 우려
서울회생법원은 삼부토건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검토 중이며, 개시 결정이 내려질 경우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건설업계는 중견 건설사의 연쇄 도산이 현실화될 경우 협력업체 및 금융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의 재무 악화가 협력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건설자재 공급업체 및 중소 하도급 업체들이 연쇄 부실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의 연쇄 도산이 산업 전반의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 차원의 건설업 구조조정 및 금융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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