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징포스트=오명근 기자]
서울시가 추진 중인 ‘매력가든·동행가든 프로젝트’가 최근 2년간 1,010곳 조성을 완료하며 당초 계획을 1년 앞당겨 달성했다. 시는 이를 통해 ‘5분 정원도시’ 실현이 가시권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도심 전역을 대상으로 한 녹지 확장과 자치구와의 공동 참여가 속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 1,010곳·68만㎡ 규모…여의도공원 3배 녹지 확보
서울시는 21일 최근 조성된 정원의 총 면적이 68만㎡에 이른다고 확인했다. 여의도공원(23만㎡)의 3배 규모이자 국제 규격 축구장 약 95개 크기다. 서울 도심에서 이 정도의 녹지 면적을 확보한 것은 이례적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조성 면적 중 약 34만㎡는 기존 시멘트·아스팔트 등을 걷어내고 새롭게 녹지로 전환한 구간이다.
시는 기존 회색 공간을 녹지화함으로써 열섬 완화, 도시 경관 개선, 생활권 환경 질 향상에 동시에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정원 조성이 단순 조경을 넘어서, 도시 구조 개선과 미기후 개선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서울의 물리적 여건을 고려하면 대규모 녹지 확보는 쉽지 않은 과제였는데, 그 한계를 뚫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서울시 강서구 고가 하부 물빛정원. 낮은 활용도의 구조물 하부 공간을 정원과 분수, 조명 시설로 재구성한 사례다. (사진=서울시)
◆ 매력가든 967곳·동행가든 43곳…생활권 접근성 강화
서울시는 매력가든 967곳, 동행가든 43곳을 도심 전역의 생활권 중심으로 배치했다고 밝혔다. 매력가든은 시민 이동량이 많은 가로변·주택가·하천변 등에 조성돼 일상 속 접근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시민은 출근길, 통학길, 점심시간 산책 등 생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원을 접하게 된다.
동행가든은 복지관·병원·노인시설 등 사회적 약자가 이용하는 거점에 설치해 치유적·정서적 회복 기능을 강화한 형태다. 서울시는 “정원 유형을 단일화하지 않고, 공간의 성격·이용자 특성·주변 환경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정원이 단순한 조경 공간을 넘어 지역별 특색을 반영한 생활밀착형 녹지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마을정원. 유휴 공간을 환경정비 후 생태 정원으로 조성했으며 산책로와 벤치를 배치해 주민 이용성을 높였다. (사진=서울시)
◆ 시·구 공동 추진…자치구 25곳 참여로 조성 속도 높여
이번 조기 달성의 핵심 배경은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의 동시 참여 구조였다. 사업 초기에는 서울시 단독 예산으로 추진됐으나, 자치구가 별도 예산을 확보해 참여하면서 조성 대상지가 급격히 늘어났다. 전체 1,010곳 가운데 서울시가 741곳을 담당했고, 자치구가 269곳을 맡아 공동 추진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서울시는 이번 협력 모델을 “정원도시 정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한다. 자치구 참여가 확대되면서 지역별 수요 반영이 훨씬 정교해졌고, 조성 속도도 그만큼 빨라졌다는 것이다. 또한 자치구별 유지·관리 시스템이 미리 구축돼 있어 장기적인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서울 성동구 고산자로 한뼘정원. 보행로 틈새 공간을 활용해 조성된 가로 정원으로, 초화류를 중심으로 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사진=서울시)
◆ 공원·가로·하천·산림 등 유형 다변화…도시경관·생태기능 강화
정원은 다양한 공간 유형에 맞춰 세분화해 조성됐다. 공원 내 정원 435곳은 노후 공간을 재정비해 쉴 공간이 부족했던 지역에 휴식 기능을 제공하도록 설계했다. 가로변 정원 277곳은 보행자 동선을 중심으로 조성돼 도시 경관 개선과 보행 경험 향상에 기여했다.
하천 내 정원 128곳은 수변 경관 향상뿐 아니라 하천 생태 회복 기능을 포함해 도림천·중랑천 등에서 긍정적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산림 내 정원 81곳은 기존 숲길과 연계해 지역 시민의 이용성을 높였고, 주택가 마을정원 45곳은 유휴공간을 활용해 소규모 정원을 확충한 사례로 꼽힌다.
이 외에도 옥상·고가하부·지하철역사 등 구조물 녹화는 28곳 조성돼, 도심 공간의 저활용 구간을 적극적으로 전환하는 도시재생 요소로 기능하고 있다.
◆ 사계절 식재…113만주·408만본 식재로 계절 체감도 확대
서울시는 교목·관목 113만 8,502주, 초화류 408만 7,225본을 식재해 사계절을 반영한 정원 구성을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화 시기를 달리한 식물 구성을 통해 봄·여름·가을·겨울 모두 다른 경관을 제공하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녹지 확장은 탄소저감 효과로도 이어졌다. 총 68만㎡ 녹지를 통해 연간 약 469톤의 이산화탄소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정원 조성은 단순한 환경미화가 아니라 도시의 환경 리스크를 줄이는 실질적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 정원도시 전략 지속…연말까지 140곳 추가 조성
서울시는 올해 연말까지 140곳을 추가 조성해 누적 1,150곳을 목표로 사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정원 정책을 단일 사업이 아니라 서울 전체를 관통하는 장기적인 도시전략으로 보고 있으며, 자치구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정원도시 모델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수연 정원도시국장은 “정원이 시민의 일상 가까이 자리할수록 도시 매력과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정원도시 서울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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