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섬·연안 생물교육관 ‘탄소중립건축인증(ZCB) 1등급’ 현판 수여식에서 박진영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장(왼쪽)과 태성호 한양대학교 교수(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장·오른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 제공)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신축 공공건축물의 탄소중립건축인증 시대가 열렸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섬·연안 생물교육관은 22일 국내 공공 신축건축물 중 최초로 ‘탄소중립건축인증(ZCB)’ 1등급 본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건물의 설계·시공 전 과정을 정량 평가해 부여된 이번 인증은 앞으로 공공건축물 탄소중립 설계 확산의 신호탄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축 전 과정 탄소감축…기술로 입증
이번 인증은 설계부터 자재, 공법, 시스템까지 ‘건축행위 전 과정’의 탄소배출 저감 요소를 반영해 이뤄졌다. 심사는 한양대학교 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ZCB센터)가 맡아 서류·현장 검증을 거친 뒤 지난달 17일 최종 확정했다.
평가 결과 ZCBI(탄소중립건축지수) 103.23%를 달성해 기준을 상회하는 성능을 입증했다. 특히 인증 과정에서 발생한 간접 배출(심사 과정 이동 등)은 '산림청 탄소 크레딧'으로 전량 상쇄했다. 이를 통해 '인증제 외연을 확장한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다.

◆공공건축물 첫 사례…확산 전환점 평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사례는 국내에서 공공 신축건축물 중 최초로 탄소중립건축인증(ZCB) 1등급을 취득한 것이다.
현재 국토교통부가 시행 중인 탄소중립 관련 인증은 주로 '준공된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과 운영 단계의 탄소배출 실적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증은 건물이 지어지는 설계→시공 전 과정에서 탄소감축 계획이 실제 실행됐는지를 기술적으로 검증하고 정량화해 등급을 부여했다. 기존 제도를 뛰어넘는 완결형 탄소중립인증으로 평가된다.
건축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는 공공건축물 신축 과정의 탄소중립 설계·시공 기준을 제시한 첫 사례로, 향후 공공부문은 물론 민간시장 확산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신축 공공건물로는 최초로 ‘탄소중립건축인증(ZCB) 1등급’을 받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섬·연안 생물교육관. (사진=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 제공)

◆민간시장 파급력…상업용·데이터센터·주거용까지 확대
이번 인증 사례는 민간 건축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예상된다. 아파트, 상업용 오피스, 상가, 데이터센터 등의 민간 건물의 경우 설계·시공 단계에서 탄소중립인증을 받는 것이 자산가치 측면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기때문이다.
특히 아파트 등 주거용 건물에서는 시행사나 개발업체가 분양성과 자산가치 제고를 위해 인증 확보를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개발업계 한 관계자는 “탄소중립건축인증을 받은 주거용 건물은 건강·에너지 효율·안전성 측면에서 수요자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분양 성과뿐 아니라 주택의 장기적인 자산가치 인식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일부 대형 건설사는 친환경 설계 부서를 신설하거나 전문 인증 인력을 확보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유럽(EU)의 EPBD(건물에너지성능지침), 미국 일부 주의 LEED·넷제로 인증처럼 탄소 감축·친환경 인증이 민간건물의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는 세계적 경향도 국내 시장 변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내 첫 전문 인증기관, ZCB센터 역할 주목
한양대학교 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ZCB센터)는 건물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과 감축량을 정량 분석해 인증하는 국내 최초의 전문기관이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사례처럼 신축 과정 전반에서 탄소배출 감축 성과를 수치로 검증해 본인증을 부여한 것도 국내 최초 시도다.
센터는 '국제 기준(ISO 14064-2, ISO 14067 등)에 부합하는 평가 체계'를 기반으로 설계→시공→운영→해체 등의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인증 절차를 갖추고 있다. 인증 과정에서 발생한 간접 배출도 산림청 탄소 크레딧으로 상쇄할 수 있게 설계해 완결형 탄소중립 건축인증 모델을 제시했다.
또한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건물에너지기술원 등과 협력해 인력 양성, 표준화 연구, 인증 운영위원회 활동을 추진하며 민간 건축물 적용 확대 기반도 마련했다.
태성호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ZCB센터장)는 “건축물은 국가 전체 탄소배출의 약 30%를 차지한다”며 “이번 인증처럼 설계부터 해체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탄소중립 인증은 국내 모델을 넘어 국제 기준으로 확산시킬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ZCB센터는 이번 인증을 시작으로 앞으로 공공건물은 물론 민간건물까지 ‘탄소중립건축인증’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탄소중립건축인증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 #공공건축물 #친환경건축 #지속가능건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