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진화용 고중량 드론 개발 개념도. 기체 설계·부품 개발에서 지상 시험, 통합비행조종 시스템까지 모든 과정을 거쳐 2027년까지 상용화를 추진한다.(자료=국토교통부).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산불 진화와 공항 안전을 동시에 책임질 차세대 드론 개발이 본격화된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착수보고회를 열고, 산불 대응 특화 고중량 드론과 공항 AI 조류 대응 드론 상용화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재난 대응력 강화·항공 안전 확보·드론 산업 성장이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산불 현장 투입될 ‘200kg 탑재 드론’
국토부와 항공안전기술원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공모 절차를 거쳐 ▲산불 진화용 고중량 드론 개발에는 엔젤럭스 컨소시엄, ▲AI 기반 공항 조류 대응 드론 개발에는 엔에이치네트웍스 컨소시엄을 각각 선정했다.
공모에는 총 22개 컨소시엄·119개 기업·기관이 참여해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엔젤럭스 컨소시엄은 2027년까지 총 115억원을 투입해 산불 진화 전용 드론을 개발한다. 개발 중인 기체는 최대 200kg 탑재, 최대 450kg 이륙중량, 최대 3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기존 인력이나 헬기가 접근하기 어려운 산불 초기 진화, 잔불 제거, 경계선 설정 등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해외에서 이미 운용 중인 유사 고성능 기체(탑재중량 260kg, 비행시간 2시간)를 도입해 연구와 인증 시험에 활용할 예정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대형 산불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무인 소방 전력”이라는 새로운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시도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군집 AI 드론으로 공항 조류 충돌 방지
엔에이치네트웍스 컨소시엄은 2026년까지 약 50억원 규모로 AI 기반 공항 조류 대응 드론 시스템을 개발한다. 공항 반경 4km 내에서 AI가 조류의 비행 패턴을 탐지·분석하면, 군집 드론이 자동 출격해 조류를 추적·소산시키는 방식이다.
실증 시험은 무안공항과 고성 드론비행시험센터 등에서 진행된다. 또한 기존 공항 조류 대응 시스템과 연동하는 방안도 추진돼, 항공기 이착륙 시 안전을 위협하는 조류 충돌(Bird Strike)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항공사와 공항 운영기관에 직접적인 안전 편익을 제공하는 동시에, 향후 해외 공항 시장으로도 수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AI 기반 공항 조류 대응 드론 작동 원리. 공항 주변 레이더 탐지(1단계)부터 군집 드론 출격·유도(2~3단계), 반응 패턴 분석(4단계), 기지 복귀 및 충전(5단계)까지 단계별 절차로 항공기 충돌 위험을 줄인다.(자료=국토교통부)

◆국산화·산업 파급효과 기대
국토부 주종완 항공정책실장은 “산불 진화에 고중량 드론이 상용화되면 국산 기체 보급이 활성화되고, 공공 수요 중심의 드론 산업 생태계가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드론을 통한 공항 조류 충돌 사고 예방으로 항공 안전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방청·산림청 등 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운영해 기술 개발과 현장 실증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적 의미도 크다. 지금까지 산불 진화나 공항 조류 대응 분야는 대부분 인력과 해외 장비에 의존해 왔다. 이번 사업으로 국산 드론 기술이 확보되면 재난 대응의 자립성을 높이고, 특수 목적 드론의 수입 대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해외 주요 국가, 드론 활용 사례
미국은 캘리포니아 산불 진화 현장에 대형 소방 드론을 투입해 인명 안전을 확보하고 있으며, 유럽 일부 공항은 AI 기반 조류 퇴치 드론을 시험 운영 중이다.
일본도 산림청 주도로 무인 드론을 산불 감시·진화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이번 시도는 이러한 국제적 흐름과 보조를 맞추는 동시에, 국산화와 상용화라는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재난 대응·항공 안전·드론 산업” 세 마리 토끼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단순히 신기술을 개발하는 수준을 넘어, 재난 현장에서의 안전 확보와 항공기 운항 안전성 강화, 나아가 국내 드론 산업 생태계 성장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특히 '고중량 소방 드론'과 'AI 군집 드론'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용화 개발'에 도전하는 사례다.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 드론 산업은 “촬영용 드론” 중심의 기존 시장을 넘어, 공공 안전·재난 관리·항공 보안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는 드론 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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