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분석한 2월 서울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거래 지표 현황. (자료=다방)
[하우징포스트=오명근 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은 훈풍을 탔지만, 연립·다세대(빌라) 거래시장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년 새 2배 가까이 폭증한 반면, 연립·다세대는 사실상 제자리걸음 수준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보다 137% 증가했지만, 같은 지역의 연립·다세대 거래량은 오히려 24% 감소하며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전세 사기 여파와 투자 심리 위축이 비(非)아파트 시장의 침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파트 거래 ‘급증’, 빌라는 ‘제자리’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171건으로 전년(2714건)보다 91% 증가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1월 거래량(3367건)보다도 54% 늘어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연립·다세대 거래량은 1858건으로, 전년(1816건) 대비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1월(1593건)과 비교하면 17% 늘었지만, 아파트 시장의 상승세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 강남3구, ‘아파트는 폭증’…‘빌라는 후퇴’
규제 해제 효과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웠다. 2월 강남3구 아파트 거래량은 1105건으로 전년 동기(466건) 대비 137% 증가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잠실·삼성·대치·청담(잠삼대청) 지역에서 매수세가 집중되었다. 그러나 같은 지역 내 연립·다세대 거래량은 159건으로, 전년(208건)보다 24% 감소했다.
1월과 비교해도 아파트 거래는 55% 증가한 반면, 연립·다세대는 고작 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강남에서도 ‘아파트만’ 거래가 활발했고, 빌라 시장은 여전히 냉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 아파트 주거 단지 전경(사진=하우징포스트 DB)
◆빌라 거래 한파,‘전세포비아’와 투자심리 위축이 원인
전문가들은 아파트와 빌라 시장의 온도차가 극명한 이유로 ‘전세 사기 여파’와 ‘투자 위축’을 꼽는다. 다방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발표 이후 아파트 매매 수요가 급증했지만,
연립·다세대 시장은 규제 완화의 수혜를 거의 받지 못한 상태”라며, “전세 사기 피해 이후 비아파트 시장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모두 아파트로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세 사기 피해가 집중됐던 연립·다세대 시장에서는, 실거주 수요마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아파트 대비 환금성(되팔기 쉬운 정도)이 낮고, 시세 변동이 불안정한 점도 빌라 시장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파트 쏠림 더 심해질까?…양극화 지속 전망
아파트 거래량은 늘고 가격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연립·다세대 시장은 여전히 ‘매물 적체’와 ‘거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선호 현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인 아파트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규제 완화가 ‘아파트만을 위한 정책’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향후 연립·다세대 시장의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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