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시청 중앙홀에서 '천원주택(매입임대주택)' 예비입주자 신청접수를 받고 있다.(사진=인천시)
[하우징포스트=유승찬 기자]
'하루 1천 원, 한 달 3만 원?'. 믿기 힘든 가격의 임대주택이 등장했다. 인천시가 마련한 '천원주택'이 바로 그것이다.
6일 인천시청 1층 중앙홀에는 천원주택 입주 신청을 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11시까지 180건이 접수됐고, 오후 5시까지 700가구 이상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혼부부·청년층 주거 불안 해소?
신청자들은 대부분 신혼부부와 주거 불안을 겪는 청년층이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접수 현장을 직접 찾아 시민들과 소통하며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했다. 그는 "천원주택이 신혼부부들의 실질적인 주거 부담을 덜어주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원주택이 위치한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의 청년주택은 방 2~3개를 갖춘 신축 빌라다. 전용면적 56∼82㎡ 규모의 23세대로 구성됐다. 도보 4분 거리에 국가철도 1호선 도화역이 있고, 초등학교도 가까워 신혼부부와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
신생아를 포함해 3명의 자녀를 양육하는 김 모(29) 부부는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에 살고 있는데, 천원주택이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 같아 신청했다"며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최대 6년 거주 가능…공급 확대 요구 높아
천원주택은 인구 감소와 저출생 문제 해결을 목표로 인천시가 도입한 초저가 임대주택 정책이다. 신혼부부, 한부모 가정, 예비 신혼부부 등이 하루 1천 원, 월 3만 원의 임대료만 내면 최대 6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입주 자격은 무주택 세대구성원으로, 결혼 7년 이내의 신혼부부, 신생아를 둔 가구, 한부모 가정 등이 포함된다. 1순위는 신생아가 있는 가구, 2순위는 자녀를 둔 신혼부부, 3순위는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이며, 동일 순위 내 경쟁이 발생하면 가점 항목으로 최종 입주자가 선정된다.
특히 올해는 소득 및 자산 기준이 일부 완화되면서 더욱 많은 시민이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예비 입주자 모집은 14일까지 인천시청에서 방문 접수로 진행되며, 6월 5일 입주자 선정 발표 후 빠르면 6월 말부터 입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실효성 논란...이벤트 정책 아닌 장기 대책 필요
전문가들은 천원주택이 단기적인 주거 대안으로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공급 물량 확대와 지속적인 지원 정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물량이 극히 제한적인 만큼, 수혜를 받지 못하는 무주택 서민들이 더 많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천원주택 같은 정책이 일회성 이벤트로 그칠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공공임대 공급 확대의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주거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원주택'이 단순한 홍보성 사업에 그칠지, 실질적인 주거 복지 정책으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