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이 지난달 기준으로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 전경.(사진=하우징포스트 DB)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이 지난달 기준으로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전세가율은 모두 30%대까지 하락하며,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소액 투자 방식인 '갭투자' 여건이 크게 악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세가율은 '전세가격을 매매가격으로 나눈 비율'이다.예를 들어 매매가 10억원, 전세가 4억원이면 전세가율은 40%이다.
부동산R114가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37.1%로 가장 낮았고, 송파구는 38.4%, 강남구는 39.1%를 기록했다. 전셋값이 매매가격의 40%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이는 2017년 이래 최저치다.
서울 전체 평균 전세가율도 45.2%로 떨어지며, 2017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과거 70%를 웃돌던 전세가율은 집값 급등과 함께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는 40%선 초반까지 내려앉은 상황이다.

◆ '토허구역 해제' 이후 집값 급등,"전세가율 추락"
전세가율 하락은 전셋값 정체 속에서 집값이 급등했기때문에 나타난 자연스런 결과다. 특히 강남 3구는 지난 2월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해제 이후 거래가 급증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올해 1월 대비 2.8%포인트(41.9% → 39.1%), 송파구는 2.7%포인트(41.1% → 38.4%), 서초구는 2.4%포인트(39.5% → 37.1%) 하락했다.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와 '공급 부족 우려'가 겹치면서 매매가가 빠르게 오른 반면, 전셋값은 거의 변하지 않으면서 전세가율이 떨어진 것이다. 용산구도 40.9%로 강남권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고, 양천구(44.2%), 영등포구(45.6%), 강동구(46.3%), 성동구(46.4%) 등도 평균 이하의 전세가율을 기록했다.

◆ “이젠 전세 끼고 집 사기 어렵다”
부동산중개업계에서는 이번 전세가율 하락세를 두고 ‘전세보증금 활용 주택매입(전세레버리지)’이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라고 진단한다. '전세레버리지'는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소액 자본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투자 방식으로, 일반적으로 집값과 전세보증금의 차이가 매우 적을 때 유리하다. 전세가율이 높을 때 활용하는 주택투자 방법이다.
하지만 현재처럼 전세가율이 낮아지면,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중이 작아져 투자자가 부담해야 할 자기자금이 증가하고 수익성은 줄어들게 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매매수급지수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6월 셋째 주 기준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102.8로 전세수급지수(101.5)를 상회했다. 특히 강남 3구와 강동구가 포함된 동남권은 매매수급지수가 109.5까지 올라, 전세수급지수(100)와의 격차가 두드러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매매가격은 투자 가치를, 전세가격은 사용 가치를 반영하는데 전세가율이 낮다는 것은 사용가치가 투자가치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이라며 “전세 끼고 투자하던 시대는 지나갔고, 이제는 충분한 자기자금 없이는 서울지역 주택시장 진입은 쉽지 않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 외곽은 여전히 60%대…전세가율 양극화 뚜렷
한편 서울 외곽지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전세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금천구가 60.9%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성북구와 중랑구가 나란히 59.5%, 강북구(58.3%), 관악구(57.8%) 등도 50~60%선을 유지했다. 이는 도심 고가주택 지역과 외곽 실수요 중심 지역 간의 전세가율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앞으로 서울 주택시장 내 수요 분화와 자산 양극화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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