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시계획학계 선구자 학산 박병주 교수.
(사진=한국국토.도시계획학회)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대한민국 도시계획의 기틀을 세운 '학산 박병주 교수'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세미나와 기념전시회가 잇따라 열린다. 홍익대학교 도시계획학과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는 12일 기념 학술행사를 공동 개최한다. 이어 7월에는 박 교수가 생전에 직접 손으로 그린 도시계획 스케치와 설계자료, 유품 등이 아카이브(자료기록 전시) 형식으로 소개된다.

고 박 교수는 1925년 부산 기장에서 태어나, 2015년 9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도시계획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시기, 그는 부산공고 토목과 교사로 출발해 대한주택공사 단지계획실장을 역임했다. 1968년에는 홍익대학교에 국내 최초의 도시계획학과를 창설했다. 이는 훗날 한양대학교와 함께 도시계획 교육의 양대 축으로 성장하였다. 그의 제자 중 상당수는 도시계획기술사로 성장해 국내 관련 업계의 핵심 인력이 되었다.

도시계획의 1세대로 불리는 박 교수는 여의도, 잠실, 창원, 울산, 경주, 마산 등 국가 주요 도시개발 프로젝트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박정희 대통령 앞에서 직접 손으로 도시 설계도를 그려 실력을 입증한 일화는 지금도 업계에 회자된다. 컴퓨터 설계가 보편화되기 전, 손으로 도시를 구상하고 구현해낸 그의 작업은 그 자체로 도시설계사(史)의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12일 오후 2시, 홍익대학교 공학관 K101호 강의실에서는 ‘학산 박병주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도시계획 전문가와 학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이번 세미나는 박 교수의 도시설계 철학과 실천을 조명하는 자리로, 도시계획 교육의 뿌리를 되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이 될 전망이다.
이어서 7월 15일부터 21일까지는 홍익대 홍문관 현대미술관에서 기념 전시회가 마련된다. 전시에는 박 교수가 생전에 직접 손으로 그린 도시계획 스케치와 설계자료, 유품 등이 아카이브 형식으로 소개된다. 그의 탄생일인 7월 18일에는 오후 4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소규모 리셉션도 진행될 예정이다.
박 교수는 생전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와 홍익대학교에 각각 1억 원의 장학기금을 기탁한 바 있다. 그의 대표 저서로는 '한국도시개발계획'(1985), '도시계획'(1990), '한국의 도시'(1996) 등이 있고, 지금도 도시계획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
학계는 이번 기념행사를 통해 대한민국 도시계획의 태동과 그 안에 담긴 역사·철학을 되새기고, 젊은 세대에게 그 의미를 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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