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가 부산 사하구 당리동에 짓게 될 ‘더샵 당리센트리체’를 이 달중에 분양 예정이다. (조감도=포스코이앤씨 제공)

[하우징포스트=문승용 기자]
조기 대선 일정이 공식화되면서 멈춰섰던 분양시장에도 서서히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가운데, 봄철 분양시즌과 맞물리며 대형 건설사들이 속속 분양일정을 재개하는 분위기다.

14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4~5월 중 대형 건설사들이 공급을 준비중인 아파트는 2만1000여 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은 약 1만4000가구로 집계됐다. 1분기 분양시장이 정치 이슈로 사실상 멈춰섰던 상황과 비교하면 흐름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4~5월에 분양예정인 전국 주요 단지.(그래픽=하우징포스트 디자인팀)

분양시장에선 “국가 운영의 거대한 불확실성이 일단락되면서 건설업계가 움직이기 분양 준비에 나서고 있다"며 "대선 기간에도 분양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신중 기류가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과거 대선기에는 홍보채널 제한, 정치이슈 집중 등의 이유로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오히려 선거 이후로 미루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에도 일부 수도권 단지가 청약 일정을 3월 이후로 조정하며 마케팅 전략을 조정한 경우가 많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선거가 임박하면 광고·홍보 여건이 제한되고 수요자 관심도 정치에 쏠리면서 분양결과에 영향이 생길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일부 건설사들은 아예 분양 예산을 대선 이후로 미루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대응 전략도 분화되고 있다. 정치 이슈에 민감도가 낮은 지방 대도시는 일정이 탄력적으로 추진되는 반면, 수도권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세다.

포스코이앤씨는 부산 사하구에 ‘더샵 당리센트리체’를 이달 중 분양할 예정이다. 부산 지하철 1호선 당리역 역세권에 있고, 전체 821가구 중 358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해당 단지는 ‘아이맘 부산플랜’ 특별공급 대상자에게 '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어 5월에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 옛 MBC 부지에 ‘어나드 범어’를 공급한다. 전용 136~242㎡의 대형 타입으로 구성됐다. 전체 604가구가 모두 일반분양된다. 단지 내 입주민 전용 영화관과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해 지역 내 희소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경기 용인시 은화삼지구에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3단지’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5984㎡, 총 2043가구 규모로, 이미 분양을 마친 1단지(1681가구)와 함께 대규모 브랜드 타운을 형성한다. 현대건설은 인근 남사지구에서 ‘힐스테이트 용인 마크밸리’를 공급할 예정이며, 전용 84182㎡, 총 660가구로 구성된다.
반면 수도권 주요 분양 예정지인 화성, 인천 송도 등에서는 건설사들이 여전히 "시장 반응을 살핀 뒤 일정 확정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관망세가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분양대행업계 한 관계자는 "조기 대선 이전은 정치 안정감을 반영한 단기 호기로 볼 수 있지만, 이후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시장 흐름에 민감한 분양일정 특성상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우징포스트는 향후에도 대형 정치 이벤트가 부동산 시장과 분양 일정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과 지역별 반응 차이를 면밀히 추적·보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