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장기화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에도 서울 강남3구와 용산권 일부 지역 고가 아파트 거래는 올들어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하우징포스트 DB)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경제불황 장기화, 정치권 불확실성 등으로 주택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50억 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오히려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 거래된 고가 아파트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늘었고, 이 중 상당수가 압구정·반포 등 강남권에 집중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10일까지 서울에서 이뤄진 50억 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총 1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3건)보다 2.2배 증가했다.
100억 원 이상 초고가 거래도 늘었다. 작년 같은 기간 6건이었던 초고가 거래는 올해 들어 8건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고가 아파트 시장만 별도로 움직이는 모습은 서울 전역에 토지거래허가제가 확산된 상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역별로는 강남구 압구정동과 서초구 반포동이 전체 고가 거래의 64%를 차지했다. 반포동이 56건(34%), 압구정동이 44건(30%)으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외에 여의도동(12건), 대치동(11건) 등에서도 일부 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초고가 거래는 용산구 한남동에 집중됐다. 최고가 거래는 지난 3월 이뤄진 한남더힐 전용 243.2㎡로, 거래가는 175억 원에 달했다. 이어 나인원한남 244.3㎡가 158억 원,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159.6㎡는 135억 원에 거래되며 모두 직전 거래가를 뛰어넘었다.
압구정 한양아파트 전용 208㎡도 이달 초 85억 원에 매매되며, 3개월 전 거래 대비 8억 원 상승한 금액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154.9㎡ 역시 올해 2월 100억 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부동산 중개업계 관계자들은 "고가 아파트 시장이 기존의 실수요자 중심 시장과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한강 조망, 입지 희소성 등 상징적 요소를 중시하는 수요층이 존재하며, 자산가들의 ‘한 채 전략’을 넘어선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