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6.27 초강력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였던 아파트 매수 심리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하우징포스트 DB)
[하우징포스트=오명근 기자]
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였던 아파트 매수 심리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그동안 집값 상승세를 이끌어온 동남권 지역의 매매수급지수가 두 달 만에 하락 전환됐다. 서울 전체 지표 역시 10주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대출 규제 발표 이후 수요자들이 대거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시장은 단기 조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 강남 매수심리 꺾여…7주 상승세 마침표
한국부동산원이 4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다섯째주(6월 30일 기준)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매매수급지수는 108.8을 기록했다.
이전 주(111.2)보다 2.4포인트 낮아졌으며, 이는 지난 5월 첫째주(100.8) 이후 7주 연속 이어졌던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의 비중을 수치화한 지표다.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매수세가 매도세보다 우세하다는 뜻이다. 그간 동남권은 신축 및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졌으나, 6.27 대출 규제 발표 직후부터 수요 심리에 급격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수도권과 규제지역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초강도 조치를 시행했다. 특히 시세 12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한 대출 활용이 어려워지면서, 레버리지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서울 전역으로 확산된 관망 기류
이번 매수심리 둔화는 강남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매매수급지수는 103.7로, 전주(104.2)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전체 지표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10주 만의 일로, 고가 주택 규제에 따른 심리 위축이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KB지수도 급락…강남권 하락폭 더 커
민간 통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뚜렷하게 확인된다. KB부동산의 ‘주간아파트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76.4로 집계됐다. 전주(99.3)보다 22.9포인트 급락한 수치다. 매수우위지수는 100 미만일 경우 매도자가 더 많음을 의미하며, 이는 실수요자들이 본격적으로 거래를 유보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권역별로 보면, 강남 11개구는 82.3, 강북 14개구는 69.7로 각각 전주 대비 26.6포인트, 18.9포인트 하락했다. 강남권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으며, 이는 대출 제한 조치가 고가 주택 중심 수요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
◆ 심리 조정기, 거래 위축 이어질 듯
부동산중개업계는 이번 심리지표 하락을 ‘정책 리스크에 따른 조정 국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거래량 감소나 실거래가 하락 등의 변화는 시차를 두고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 급매성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현장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12억원 이상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급감했고, 일부 지역은 거래 자체가 정체되고 있다”며 “수요자들이 대출 여건과 정책 방향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하반기 시장 흐름에 대해서는 금리와 정책의 방향이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부동산금융연구소 김OO 소장은 “대출 규제가 매수심리에 미치는 효과는 단기적일 수 있지만,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나 추가 완화 여부에 따라 다시 반등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가 정책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시장 안정을 위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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