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연구원의 보고서 ‘2025년 세계 에너지 시장 전망’은 올해 에너지 시장의 주요 트렌드를 분석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지정학적 위험의 지속, 에너지 수요 증가, 전력 수요 급증, 청정에너지 공급 확대, 원자력 르네상스 가능성을 주요 이슈로 꼽았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중 갈등 심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에너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택 및 건설 산업은 에너지 효율화, 친환경 기술 도입,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

최근 에너지 시장의 주요 동향을 살펴보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미·중 갈등 심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과 함께 에너지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남미 지역의 에너지 소비 증가가 두드러진다. AI, 데이터센터, 전기차 보급 확대로 전력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전력 시장의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재생에너지 기술 발전과 탄소 중립 정책 추진으로 청정에너지 공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화석연료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기에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에너지 안보 확보와 탄소 배출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소형 모듈 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 기존 원전보다 작고 안전성이 높은 차세대 원자로) 개발 및 보급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시장 동향은 주택 및 건설 분야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 감축, 친환경 건축 자재 사용,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 도입 등의 에너지 효율화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 지열 에너지, 빗물 활용 시스템 등 친환경 건축 기술 적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AI, IoT,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건축 기술 도입을 통해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성과 편의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 발전 시스템 및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건축물에 도입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주택 및 건설 분야에서 에너지 효율화 및 지속가능성을 위한 첨단 기술 도입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우선, 빌딩 에너지의 자체 생산을 늘리기 위해 태양광 발전 시스템, 연료전지, 지열 시스템 등을 건축물에 설치해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저장 및 공유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는 온타리오 호수의 심층수를 도심 일부 지역에 공급하여 기본 냉난방에 활용하고, 추가적인 냉난방만 화석연료를 사용함으로써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고 있다.

지열 에너지 활용 사례도 눈에 띈다. 대도시 전철역 인근 대규모 복합개발에서는 지하 주차공간을 줄이고, 대신 대형 저수조를 조성해 지열을 물순환 냉난방 시스템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토론토 서쪽의 대규모 복합단지 '더 웰(The Well)' 프로젝트는 지하에 대형 ‘축열식 배터리(thermal energy storage system, 열을 저장하여 난방 및 냉방에 활용하는 시스템)’를 구축해 6개 건물에 3.1만 평 규모의 사무실, 1.4만 평 규모의 소매 및 식당, 1,700세대의 주택에 냉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GIBs(Grid Interactive Buildings, 건축물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 에너지를 저장하고 전력망과 연동하는 시스템)’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소규모 발전시설을 활용해 특정 지역 내에서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소비하는 방식)’도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 중앙 집중식이 아닌 일정 지역 내에서 태양광, 풍력, 지열 등을 활용한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을 도입해 지역 자체적으로 에너지 생산 및 소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에너지 효율화 및 친환경 건축 기술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며,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기준도 지속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스마트 건축 기술 도입이 가속화되고, 건축물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더욱 지능화될 것이다.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높아지면서 건축물의 에너지 자립도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정책 지원 및 규제 완화가 주택 및 건설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에너지 시장의 변화는 주택 및 건설 산업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시한다. 단순한 아파트 및 건축물의 건설과 공급을 넘어, ‘리빙랩(Living Lab, 실제 생활 환경에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실험하고 검증하는 공간)’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