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 재개발’ 놓고 삼성물산‧현대건설, 불꽃 수주전
자존심 건 ‘설계 경쟁’ 후끈... “조합원 100% 조망권 보장”
삼성 ‘나선형 특허 디자인’ vs 현대 ‘유려한 물결 디자인’
하우징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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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4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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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치열한 수주전이 건설업계와 주택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건축설계와 조합원에 배정될 아파트의 조망권 보장, 입찰 가격 등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며,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한남4구역, 용산 최대 규모 랜드마크 단지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 약 27만㎡ 규모의 구역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도시정비 사업이다. 한강과 남산이 인접한 입지적 장점으로 고급 주거지로의 개발 가능성이 높다. 전체 21개 동에 2140세대 규모의 단지 조성이 목표다.
이 사업은 한남뉴타운 재개발 구역 중에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곳으로, 용산의 핵심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조합원 수가 약 1200명 이상에 달해, 양사의 설계와 제안이 조합원들의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설계업체와 협업, 삼성 ‘유엔스튜디오’ vs 현대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
삼성물산은 한강변 조망권을 극대화하기 위해 네덜란드 유엔스튜디오(UN Studio)와 협력해 ‘나선형 주동 디자인’을 핵심 테마로 제안했다. 이 설계는 한강변 전면에 배치된 4개 동을 나선형 구조로 배치, 각 동이 서로 독립된 조망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나선형 디자인은 동마다 회전하는 듯한 형태로 독창성을 강조하며, 정비사업 최초로 특허를 출원한 설계다. 또한 건물 외관을 유리와 금속으로 마감해 세련되고 미래적인 도시 이미지를 담아냈다. 삼성물산은 이번 건축설계를 통해 "한강변의 새로운 이정표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협력해 한강과 남산의 자연미를 상징하는 ‘물결 디자인’을 제안했다. 현대건설의 설계는 유려한 곡선미를 강조해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며, 한강변에서 바라볼 때 물결이 흐르는 듯한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또한 세대 간 조망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동 간격을 넓히고, 저층부와 고층부의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으로 입체감을 더했다. 현대건설은 "도심 속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주거 단지를 통해 새로운 삶의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두 업체의 뜨거운 설계 경쟁은 조합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면서도, 차별화된 디자인을 통해 한남4구역을 단순한 재개발 단지를 넘어 지역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조합원들에게 한강, 남산, 용산공원 조망을 100% 보장하겠다는 제안도 수주 경쟁의 주요 이슈다. 삼성물산은 다양한 형태의 주동 배치를 통해 모든 세대가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현대건설은 세대 수를 줄이고 배치를 최적화해 조망권 침해를 최소화했다.
◆ 입찰가 경쟁도 치열, 삼성 1조5695억 원 vs 현대 1조4855억 원
입찰가에서는 현대건설이 1조4855억 원으로 삼성물산(1조5695억 원)보다 약 840억 원 낮은 금액을 제시하며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설계와 조망권 외에도 입찰가가 조합원들에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양사의 치열한 경쟁이 한남4구역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시공사 최종 결정은 내년 1월
한남4구역 재개발은 2025년까지 21개 동, 2140세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종 시공사는 내년 1월 18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치열한 설계 경쟁을 통한 이번 수주전은 국내 주택개발시장에 매우 긍정적 경쟁 선례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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