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도별 전국 아파트가격지수 변동률 동향.(자료=KB부동산)

[하우징포스트=오명근 기자]
아파트 전세시장에서도 양극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하는 반면, 지방은 미분양 누적과 수요 부진으로 30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셋값 상·하위 20% 간 격차는 7.7배에 달해, 2년 반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역 간, 가격대 간 이중 양극화 현상이 임차시장 전반에서 구조화되는 조짐이다.

◆ 전셋값 상·하위 격차 7.7배…2022년 11월 이후 최대
KB부동산이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위 20%(고가 주택)와 하위 20%(저가 주택) 간 평균 가격 격차는 7.7배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약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국 기준으로 상위 20% 평균 전셋값은 6억7,849만원, 하위 20%는 8,869만원이었다. 서울은 각각 12억3,817만원, 2억8,084만원, 기타 지방은 3억2,983만원, 5,301만원으로, 지역 간 격차가 더 두드러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전세는 투기적 수요가 아닌 실수요 기반이므로 지역경제·소득 수준·매매 흐름과 밀접한 연동 구조를 갖는다”며 “지방의 반등 요인이 부족한 상황이 격차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서울 전셋값은 오르고, 지방은 30주 연속 하락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8% 상승했다. 전주(0.07%)보다 상승폭이 확대됐으며, 수도권 전체도 0.03%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은 ▲역세권 ▲대단지 ▲학군지 등 정주 환경이 양호한 지역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이다. 자치구별 편차는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완만한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반면 지방은 -0.01% 하락하며 작년 12월 이후 30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지방 전셋값이 올해 들어 단 한 주도 상승 전환하지 못한 상황을 의미한다.

◆ 전세 수급지수도 서울·지방 격차 확대
전세시장 내 수요·공급 균형을 보여주는 전세 수급지수에서도 지역 간 온도차가 확인된다. 7월 첫째 주 기준으로 서울은 102.0, 지방은 95.2를 기록했다. 기준선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수요 우위 시장, 100 미만이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공급 우위 시장으로 해석된다.
서울은 이사·학군 수요와 함께 정주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며 수요 우위가 유지되고 있으나, 지방은 ▲주택 수요 부진 ▲매매가 하락 ▲경제 위축 등으로 공급 우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올 5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의 83%가 지방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공급 과잉 흐름을 반영한다.

◆ 전세 양극화, 매매시장과 유사 흐름 보여
한편, 전세시장 양극화와 유사한 흐름은 매매시장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6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하위 20% 간 격차(5분위 배율)는 11.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3년 6월 이후 1년 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수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시장 양극화는 단기적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 지역 간 소득과 자산 격차의 누적 결과”라며, “청년·서민층의 주거 접근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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