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이태원 단독주택 거래 현황.(그래픽=하우징포스트 디자인팀)
[하우징포스트=유승찬 기자]
삼성가(家)가 공동으로 상속받아 보유해온 이태원 고급 단독주택이 15년 만에 외부인에게 매각됐다. 매각된 주택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생전 매입했던 부동산이다. 삼성가 4인이 지난달 외부 사업가에게 228억 원에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3.3㎡당 7,000만 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삼성 일가의 상속세 유동화를 위한 자산 매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15년 보유 자택, 3.3㎡당 7천만 원에 실거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법원 등기부 자료에 따르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공동 명의로 보유하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소재 단독주택을 지난달 13일 외부 사업가에게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는 소유권 등기 이전 상태다. 이 단독주택은 대지면적 1,073.09㎡(약 325평), 연면적 496.92㎡(약 150평) 규모로,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구성됐다. 고 이건희 회장이 2010년 9월 새한미디어로부터 82억 8,470만 원에 매입해 보유하던 것이다. 3.3㎡당 기준 2,500만 원에서 약 7,000만 원으로 175% 가격 상승이 뛰었다.
◆ 2021년 공동 상속 → 2025년 외부 매각
고 이건희 회장이 2020년 10월 별세한 이후, 이 단독주택은 2021년 5월 자녀들과 배우자에게 상속됐다. 등기부에 따르면 ▲홍라희 명예관장은 3/9 ▲이재용·이부진·이서현 사장은 각 2/9 지분으로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그 뒤 약 4년간 보유하다 외부 제3자에게 매도된 것이다.
당초 이 자택은 ‘삼성 가족타운’이라 불리는 이태원 언덕 인근 고급 주택지에 있고, 삼성 일가의 거주지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이번 거래는 시장에 공개 매물로 내놓지 않고 진행된 사실상의 '프라이빗 딜(private deal)'로 알려졌다.
◆ 12조 상속세 유동화 일환…이태원 자산 정리 가속화
삼성 일가는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약 26조 원 상당의 유산에 대해 2021년부터 12조 원 규모의 상속세를 연부연납 방식으로 6년에 걸쳐 분할 납부 중이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2021년부터 삼성전자 등 계열사 지분 일부 매각, 주식담보대출, 부동산 매각 등이 진행돼왔다. 이번 자택 매각 역시 상속세 유동화를 위한 자산 정리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자택 외에도, 2023년에도 삼성 일가가 공동 상속한 또 다른 이태원 단독주택을 매도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에도 시장에서는 210억 원 전후로 매물이 나왔던 사실이 있다.
◆ 고급주택 시장 영향 '관심'…추가 매각 가능성도
부동산중개업계는 이 같은 초고가 단독주택의 연쇄 매각이 이태원~한남동 일대 고급 부동산 시장에 상징적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삼성가처럼 유산 상속 이후 자산 매각을 택하는 사례가 늘면, 고액자산가의 프라이빗 실거래 흐름이 상속세 제도와 맞물려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매각을 기점으로 삼성가의 이태원 고급주택 자산 정리는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상속세 납부 기간이 2027년까지 이어지는 만큼, 남은 자산 일부에 대한 추가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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