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조감도. LH는 시범주택단지 투자사업을 재개하며 국내 기업과 함께 중동 신도시 개발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자료=LH)
[하우징포스트=유승찬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시범주택단지 투자사업을 재개했다. 현지 법·제도 개선을 이끌어내면서 장기간 답보 상태였던 사업이 정상화됐고, 국내 기업의 중동 신도시 진출 발판도 마련됐다.
◆분당 3배 규모 신도시 개발
쿠웨이트 정부는 수도 쿠웨이트시티 서측 30㎞ 지역에 6,442만㎡ 규모 부지에 4만3천 가구를 공급하는 ‘압둘라 신도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약 23조6,000억 원에 달하며, 규모로는 분당 신도시의 3배에 해당한다.
LH는 지난 2023년 이 사업의 건설사업관리(PM) 용역을 수주했으며, 신도시 내 49만㎡, 550세대 규모의 시범주택단지 조성을 준비 중이다. 시범단지 사업은 2016년 MOU 체결 이후 코로나19 확산과 제도적 한계로 지연돼 왔으나,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됐다.
◆법·제도 개선으로 사업 기반 확보
LH는 쿠웨이트 주거복지청(PAHW)과 협력해 사업 걸림돌이던 법적 제약을 개선해왔다. 지난달 개정된 주택단지 개발법에는 ▲이슬람 금융 의무 사용 조항 삭제 ▲최소 부지면적 완화 ▲주택담보대출 확대가 반영됐다. 이를 통해 자금 조달 유연성이 높아지고 토지 활용 폭도 넓어져, 투자사업 추진 동력이 강화됐다.
LH는 올해 말까지 시범단지 타당성 용역을 마친 뒤 2026년 쿠웨이트 정부와 합작법인(SPV)을 설립하고, 2027년에는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 건설·건축 관련 기업 동반 진출 본격화
압둘라 신도시는 국내 기업의 중동 시장 진출 교두보로도 의미가 크다. 지난 22일에는 LH와 공동으로 PM 용역을 수행 중인 한미글로벌이 쿠웨이트 주거복지청 발주 공사관리 용역 3건(약 310억 원)을 추가 수주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스마트 홈 솔루션’을, 이수화학은 현지 기후에 맞춘 ‘수직농장형 스마트팜’을 추진하며 동반 진출을 준비 중이다. 주택·스마트 기술·농업 솔루션이 결합해 새로운 한국형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K-주거·도시문화, 해외 수출 실험장"
해외건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단순한 해외 수주를 넘어 K-주거문화 수출과 국내 기업 글로벌 협업 모델의 실험장이 될 것으로 본다. 특히 중동 국가들이 대규모 신도시 개발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의 주거 경험과 ICT 기술이 결합하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커진다는 분석이다. 국내 건설·금융사에도 장기적으로 해외 투자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의미를 갖는다.
강오순 LH 지역균형본부장은 “쿠웨이트 주거복지청과 긴밀히 협력해 투자사업 재개와 법 개정을 이끌어낸 만큼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쿠웨이트를 시작으로 LH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K-주거문화를 세계에 수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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