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4월 주택공급 지표 통계(자료=국토교통부)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4월 전국 주택공급이 다시 하락 전환했다. 인허가·착공·분양 등 공급 3대 선행지표가 모두 작년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특히 지방에서는 공급 위축세가 뚜렷하게 이어졌다. 같은 달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2만 6,422가구에 달해 11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급 위축은 고금리와 건축비 상승, 분양성 저하 등 복합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은 일부 지표에서 반등 흐름을 보였으나, 지방은 전방위적인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주택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공급 3대 지표, 모두 전년 대비 '마이너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2025년 4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인허가는 2만4,026가구로 전년 동월보다 14.0% 줄었다. 착공은 2만5,044가구로 42.9% 감소했으며, 분양도 2만214가구로 27.7% 줄어들었다.
올해 1~4월 누계 기준으로도 인허가는 전년 대비 12.2%, 착공은 33.8%, 분양은 41.0% 감소했다. 건설업계 전반에 신규 사업심리가 위축되면서 실물 공급 기조 자체가 크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은 반등…지방은 ‘착공 절벽’
공급 흐름은 지역별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서울은 4월 착공이 3,692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240.6% 늘었고, 준공도 1,365.8% 증가하며 공급 지표 전반이 반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이 이례적으로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방은 전방위적 감소세를 나타냈다. 4월 지방 착공은 6,692가구로 54.6% 급감했으며, 분양은 3,586가구로 81.9% 줄어들었다. 5대 광역시를 포함한 지방 전역에서 신규 공급이 급감하고 있다.
◆ 준공 후 미분양 2만6천 가구…대구·경북 집중
공급 위축과 더불어 미분양 증가도 뚜렷했다. 4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 6,42
2가구로, 2013년 8월 이후 11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월보다도 5.2% 늘었다.
전체 준공 미분양의 83%가 지방에 집중되었으며, 대구(3,776가구), 경북(3,308가구), 경남(3,176가구) 등 영남권 지역에서 미분양 누적이 두드러졌다. 수도권은 4,525가구로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유지했다.
◆ 경기·금리·건축비 ‘3중 부담’…착공·분양 기피
공급 감소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시장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PF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졌고, 건축비 상승으로 사업성도 악화됐다. 미분양 증가와 분양가 규제로 인한 수익성 저하 역시 건설사의 착공 유예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공급 절벽은 당장의 수요 위축보다 중장기적인 시장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며 “공공의 적정 공급관리와 리스크 분담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공급 양극화, 거래·가격 흐름과 ‘같은 맥락’
이번 통계는 단순한 공급 감소를 넘어, 구조적 양극화 흐름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서울과 일부 수도권은 거래량 회복과 가격 반등이 이어지는 반면, 지방은 수요·공급 양면에서 장기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029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65.9% 증가한 반면, 지방은 1.6% 증가에 그쳤다. 가격 지표에서도 수도권은 보합 또는 상승세, 지방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