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분당 일산 등 전국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재건발) 실행을 위한 12조원 규모의 ‘미래도시펀드’ 조성에 나섰다. 사진은 분당신도시 전경(사진=하우징포스트 DB)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총 12조원 규모의 ‘미래도시펀드’ 조성에 시동이 걸렸다.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HUG)는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투자설명회를 열고, 정비사업 자금조달을 위한 정책형 펀드 조성에 나섰다. 올해 말까지 6,000억원 규모의 1호 펀드가 우선 조성될 예정이다.

◆“재개발·재건축시장 공공금융 진입”
정비사업은 흔히 말하는 재개발·재건축 등을 통해 노후 주거지를 새롭게 바꾸는 사업 전반을 뜻한다. 정부는 이번 펀드를 통해, 1980~90년대 조성된 노후계획도시를 대상으로 공공보증 기반의 안정적 자금 공급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미래도시펀드는 모(母)-자(子) 펀드 구조로 운영되며, HUG가 대출 전액을 보증한다. 민간 금융기관이 감당하기 어려운 리스크를 공공이 흡수하는 구조로, 정비사업 금융시장의 체계적 안정성을 높이는 실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하는 미래도시펀드 기본구조.(자료=국토부)

◆ 초기사업비 200억, 공사비 대출도 첫 도입
자금 지원 범위도 크게 확장된다. 우선 초기사업비 대출 한도는 기존 6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확대되며, 조합뿐 아니라 신탁사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또한 기존에는 사업시행인가 이후에만 대출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정비계획 수립 이후(시공사 선정 이후)부터 자금 지원이 가능해진다.
특히 정비사업 본사업비 항목에 ‘공사비’까지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 기존 금융상품에서는 공사비가 대출한도 산정에서 제외됐으나, 이번 펀드는 시공단계에 필요한 기성불(기성고에 따라 지급하는 공사비) 등을 포함해 실제 공사 진행 과정에서 필요한 유동성을 전방위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 민간 자금 유입 유도…시리즈 펀드로 조성
국토부는 민간 투자 유치를 위해 다양한 유인책도 마련했다. 모펀드 참여자에게 자펀드 우선 출자 기회를 부여하고, 지분 유동화도 허용해 보험사, 공제회,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 문턱을 낮췄다.
1호 펀드 조성 이후에도 시리즈 형태로 후속 펀드를 지속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6월 중 운용사 선정 공고를 낸 뒤, 연말까지 투자자 유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 “정비사업 자금시장 판도 바꿀 기폭제 될 것”
진현환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미래도시펀드는 재개발·재건축을 넘어, 노후도시 전체를 바꾸는 금융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정비사업 시장의 구조적 어려움을 공공의 정책금융이 메워주는 방식으로 금융시장 불안도 함께 완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