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유휴 학교용지 공공주택 공급 방향’ 개요

[하우징포스트=문승용 기자]
서울시가 학교 설립이 무산돼 장기간 방치된 교육용 부지를 활용해 신혼부부 전용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을 공급한다. 교육 수요 감소에 따른 도시 자산의 용도 전환이라는 점에서, 주거 안정과 공간 재편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는다.

서울시와 SH공사는 고덕강일3지구 상일동 554-9 일대 중학교 예정부지의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 해당 부지를 ‘미리내집 신혼부부 전용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전용면적 44㎡ 및 59㎡의 소형 평면으로 구성된 미리내집 336가구가 들어선다. 단지 내에는 어린이집, 공동육아시설, 돌봄센터 등 신혼부부 맞춤형 커뮤니티 시설도 포함될 예정이다. 착공은 이르면 11월 중 가능할 전망이다.

해당 부지는 2015년 중학교 용지로 지정됐으나, 실제 학교 설립이 이뤄지지 않아 10년 가까이 공터로 방치돼 있던 곳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례를 시작으로, 은평 재정비촉진지구 등 시내 다른 지역의 미개설 교육용지도 주거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평구 진관동 246-1 일대 중학교 예정부지의 경우, 2023년 4월 교육청에 학교시설 해제 요청이 접수됐다.
다만 이러한 활용 전환을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의 지구계획 변경 승인과 서울시교육청의 협의 등 행정 절차가 필요하다. 과거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지 내 중학교 예정 부지를 공공공지로 전환하려던 시도는 입주민 반대와 교육청 의견에 부딪혀 무산된 전례도 있다.

서울시는 미리내집 공급을 늘리기 위해 기존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중 전용면적 40㎡ 이상 중형 평형 물량 일부를 미리내집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전환 대상은 위례 A1-14블록, 마곡 16·10-2블록, 관악문화플라자, 구룡마을, 성뒤마을 등 SH공사가 추진 중인 주요 공공주택사업지다. 이를 통해 약 1,300가구가 추가 확보되며, 2026년까지 전체 건설형 미리내집 공급량은 7,269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리내집은 자녀 2~3명을 계획하는 신혼부부의 생활을 고려해 중형 이상 평형 중심으로 공급할 필요가 있다”며 “전용단지로 조성하면서도 기존 건축계획 변경 없이 공급 방식 전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올해 서울시의 미리내집 공급 목표는 3,500가구로 설정됐다. 매입임대 2,000가구, 민간임대 500가구, 장기전세2 신규 및 퇴거 가구 1,000가구로 구성된다. 시는 신혼부부의 생애 주기에 맞춰, 민간임대나 매입임대에서 시작해 장기전세로 이주할 수 있도록 단계적 주거 이동 경로도 지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