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도시지역 인구비율'은 지난 1960년 39.7%에서 꾸준히 증가해 작년에는 92.1%에 이르렀다. (자료=국토교통부)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국토의 16.5%에 불과한 도시지역에 국민의 92%가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국토정보공사가 23일 발표한 ‘2024년 도시계획현황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시 인구 집중 현상은 사실상 고착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이제 '도시화 성숙기'에 들어선 만큼, 난개발 억제와 녹지 확보,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해소 등 도시 관리의 질적 전환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국토정보공사는 23일 ‘2024년 도시계획현황 통계’를 발표했다. 이 통계는 지자체가 관리하는 '용도지역, 성장관리계획구역, 개발행위허가, 도시·군계획시설 현황 등을 집계한 국가승인통계'로, 매년 발표돼 도시정책 수립과 관리체계 보완에 활용된다.
◆도시 집중 고착화…‘도시화 성숙기’ 진입
'2024년 기준 도시지역 면적'은 17,639㎢로 국토 면적(106,567㎢)의 16.5%에 불과하다. 그러나 주민등록 인구의 92.1%에 해당하는 4,715만 명이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지역 인구 비중은 2000년까지 급격히 증가해 90%를 넘은 뒤, 2005년 이후 90%대를 유지하면서 사실상 ‘도시화 성숙기’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신규 도시 확장'보다는 '기존 도시 내부 재생과 관리 중심'으로 정책 방향이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2024년 도시계획현황 통계'에 따르면 도시지역은 국토의 16.5%에 불과하지만 국민의 92.1%가 거주하고 있으며, 개발행위허가는 5년 전보다 28.8% 줄었다(자료=국토교통부)
◆용도지역 변화…녹지 감소, 공업지역 증가
'국토 전체 용도지역'은 간척사업 등의 영향으로 2019년 대비 356㎢(0.3%) 증가했다. 도시지역 내부에서는 주거지역(83㎢·3.1%↑), 상업지역(10㎢·2.8%↑), 공업지역(58㎢·4.8%↑)이 모두 확대됐다. 반면 녹지지역은 76㎢(0.6%↓) 줄었다. 주거·산업 수요 확대가 녹지 감소로 이어지고 있어 도시 생태환경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공업지역 증가는 제조업 회귀와 물류거점 확보 전략 등 산업정책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난개발 방지 위한 '성장관리계획구역 확대'
비시가화지역 난개발 방지를 위해 도입된 성장관리계획구역은 지난해 11,975개소, 4,259㎢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360㎢(373.7%) 급증한 수치다.
이는 계획관리지역에서 공장을 설치하려면 성장관리계획 수립이 의무화된 제도 개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성장관리계획구역은 2019년 310㎢에서 5년 만에 13.7배 늘어나 지방 중소도시의 무질서한 개발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장기미집행시설 해소·개발허가 감소
도로, 공원, 종합의료시설 등 도시·군계획시설은 총 36만6,000여 개, 7,196㎢에 달했다.
이 중 10년 이상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장기미집행시설은 2014년 943㎢에서 지난해 340㎢로 63.9% 줄었다. 이는 2020년 7월 장기미집행시설 실효제 시행과 해제 가이드라인 운영으로 불필요한 시설이 지속적으로 정리된 결과다.
개발행위허가는 18만6,080건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유형별로는 건축물 신축(9만769건·48.8%), 토지형질 변경(5만949건·27.4%), 공작물 설치(2만7,401건·14.7%) 순이었다. 이는 최근 도시계획이 외연 확장보다는 질적 관리와 재생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 "국내 도시, '외연확장'에서 '내부관리'단계로 진입"
도시계획업체 한 관계자는 "이번 통계가 도시화가 더 이상 외연 확장이 아닌 내부 관리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도시계획학계 전문가는 “인구 집중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난개발 억제, 녹지 확보, 미집행시설 해소 같은 과제가 중요해졌다”며 “도시정책은 성장관리와 도시환경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이번 통계를 바탕으로 도시계획 수립과 관리체계 보완, 미집행시설 해소 등 질적 관리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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