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빌라 전세 거래의 3채 중 1채꼴이 '역전세'를 기록한 가운데, 인천(70.2%)과 대구(64.3%) 등 지방 광역시에서 발생 비율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집토스)
[하우징포스트=유승찬 기자]
전국 주택 전세시장이 유형별·지역별로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수천만 원씩 오르며 세입자 부담을 키운 반면, 연립·다세대(빌라) 전세는 3채 중 1채꼴로 2년 전보다 전셋값이 하락하는 '역전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역전세'는 신규 전세 시세가 기존 전세 보증금을 밑돌아,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차액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특히 지방 광역시와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역전세 비중이 높아 전세시장의 양극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빌라 전세 2년 새 평균 1,751만원 하락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와 2025년 상반기 동일 평형에서 전세 계약이 있었던 연립·다세대 1만4,550개 타입 가운데 4,641개(31.9%)에서 보증금이 하락했다.
역전세가 발생한 주택의 평균 전셋값은 1억8,268만원에서 1억6,518만원으로 10.3%(1,751만원) 줄었다. 광주광역시(-3,364만원), 제주(-3,750만원), 대구(-2,524만원)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 폭이 컸다. 서울(-1,800만원)과 경기(-1,786만원) 역시 역전세 발생 시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지방 광역시 직격탄…인천 70.2% ‘역전세’
역전세 비중은 지방 광역시에서 특히 높았다. 인천은 조사 대상의 70.2%에서 전셋값이 하락했고, 대구(64.3%), 부산(48.0%), 대전(44.1%), 세종(41.8%) 등도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기록했다. 부동산중개업계는 “공급 과잉과 전세 사기 여파로 연립·다세대 수요가 위축된 데다, 금리 고착과 경기 둔화가 맞물리면서 회복세가 더뎠다”고 분석했다.
◆ 수도권 아파트 전세 급등…세입자 부담 가중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11.7% 오르며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매매 불확실성 속에 실거주 수요가 전세로 몰리면서 선호 입지 아파트에 전세 수요가 집중된 영향이다.
이로 인해 아파트 세입자들은 보증금 증액 부담이 커진 반면, 빌라 집주인들은 역전세로 보증금 반환 리스크가 확대되는 등 전세시장의 ‘이중 위기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게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 대출 규제, 빌라 전세에 추가 하방 압력
최근 시행된 6.27 부동산 대출 규제도 빌라 전세시장 하락 압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책에는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대상 버팀목 전세대출' 한도 축소가 포함돼, 상품별로 4,000만~6,000만원 줄어든다.
주택중개업계에서는 “빌라 세입자들이 주로 이용하던 상품이어서 자금 조달 여건 악화가 불가피하고, 이는 전세 수요 위축과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아파트와 빌라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며 “특히 빌라 전세 역전세 문제는 보증금 반환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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