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가 109로 최근 3년 만에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다.(자료=한국은행)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소비자들의 전반적 심리는 오히려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6.27 부동산 대출 규제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 둔화가 집값 기대 하락을 이끌었지만, 소비 개선과 수출 호조가 소비심리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 집값 상승 기대, 3년 만에 최대폭 하락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CSI)'는 109로 집계돼 전월(120)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2년 7월(16포인트 하락)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향후 1년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응답한 비율에서 내릴 것으로 본 비율을 뺀 지표다. 100을 웃돌면 상승 기대가 우세함을 뜻한다. 이번 지수는 기준선을 여전히 웃돌지만, 상승 기대가 빠르게 약화된 것이 특징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책 시행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 둔화가 기대심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소비심리는 반등"…희귀한 조합
반면 전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8로 전월(108.7)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관세 협상 불확실성에도 소비 개선과 수출 호조가 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됐다.
소비심리지수와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상반된 흐름을 보이는 것은 드문 사례다. 일반적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되면 부동산 상승 기대도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집값 상승 기대보다는 소비 회복에 대한 신뢰가 커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달, '가계부채전망지수'가 96으로 하락, 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자료=한국은행)
◆ 가계 부채 줄고, 저축 늘릴 전망
가계부채전망지수는 96으로 2018년 5월(96) 이후 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부채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가계저축전망지수는 101로 2010년 11월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대출규제 강화로 부채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저축 여력이 회복되면서 경제심리가 건전성 중심으로 이동했다”고 평가했다.
◆ 시장 해석과 정책 함의
이번 통계는 주택시장 기대가 꺾이면서도 소비심리가 개선된 이례적 조합을 보여준다. 부동산 시장이 소비심리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화되고, 금융·무역 요인과 가계 재무 건전성이 소비심리를 좌우하는 구조가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개발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거래 심리 위축과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소비 여력 회복과 경제활동 개선이 이어질 경우 심리는 재차 변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대출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소비심리 개선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택가격전망지수 #6·27대출규제 #집값기대감 #소비심리지수 #부동산시장 #하우징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