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지역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및 전세가격(자료=KB부동산)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서울의 '전체 주택 평균 매매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0억 원을 넘어섰다. KB국민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17년 만의 기록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이 25일 발표한 ‘5월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전체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10억398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약 9억9,000만 원)보다 약 1,300만 원가량 상승한 수치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 아파트는 이미 지난달 13억 돌파…고가 단지 상승 여파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이미 지난달 13억 원을 넘긴 상태다. 이번 달에는 13억4,543만 원으로, 전달(13억2,965만 원) 대비 1,578만 원 추가 상승했다. 연초(1월 12억7,503만 원)와 비교하면 7,000만 원 가까이 오른 수치다.
가격 상승세는 고가 단지 중심으로 뚜렷했다. 서초구는 한 달 새 1.93% 상승하며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양천구(1.86%), 강남구(1.76%), 성동구(1.15%), 영등포구(0.9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반포·잠원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며 평균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금천구(-0.07%), 강북구(-0.05%), 노원구(-0.04%), 도봉구(-0.01%) 등 외곽지역 아파트는 소폭 하락하며 지역 간 온도 차를 보였다.
4월 서울지역 주요 구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자료=KB부동산)
◆ 상위 20% 평균 30억 원…가격 양극화 지표도 사상 최대
서울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이번 달 처음으로 30억942만 원을 돌파했다. 하위 20% 평균은 약 4억9,000만 원 수준에 그쳐, 상하위 간 가격 격차는 6배를 넘어섰다.
서울의 아파트 5분위 배율은 6.1배, 전국 평균은 11.6배로, 모두 KB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가 단지의 신고가 거래가 서울 전체의 평균을 끌어올리며, 실제 시장 체감과 통계 수치 간 괴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 주택정책에 ‘평균값’기준 활용, 신중해야
전문가들은 이번 통계를 통해 고가 아파트가 전체 평균값을 왜곡하고 있으며, 이를 기준으로 정책이 설정될 경우 실수요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평균 매매가가 기준이 되는 보금자리론, 청약 자산 기준, 대출 상한선 등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착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한 관계자는 “지금의 평균값 중심 통계는 시장 흐름을 반영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중위가격, 분위별 거래 분포 등 '실거래 기반의 새로운 체감지표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일부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실수요자 중심의 정책 설계와 통계 기준의 정비 필요성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