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200km로 달리는 차세대 초고속 진공열차 ‘K-하이퍼튜브’ 개념도(그래픽=하우징포스트 디자인팀)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지상 위를 나는 열차가 현실로 다가온다. 국토교통부는 ‘하이퍼튜브’로 불리는 차세대 초고속 교통수단 개발에 본격 착수하며, 속도와 기술, 환경을 아우르는 미래 철도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시속 1,200km, 서울에서 부산까지 20분 만에 도달하는 새로운 교통 체계는 국가 교통망을 넘어 국토 구조와 지역 경제에도 중대한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차세대 초고속 지상 교통수단인 ‘K-하이퍼튜브’의 핵심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주관하며, 오는 2027년까지 3년간 127억 원이 투입된다.
하이퍼튜브 시스템 개념도.(자료=국토부)
하이퍼튜브는 진공에 가까운 '아진공 튜브'(0.001~0.01기압) 속에서 차량을 자기력으로 띄우고 전자기력으로 밀어 추진하는 미래형 육상 교통시스템이다. 선로와의 마찰 저항이 거의 없어 비행기보다 빠르고, 주행 중 발생하는 소음도 현저히 낮다.
국토부는 이번 연구개발을 통해 하이퍼튜브의 4대 핵심기술을 우선 확보할 방침이다. △전자기 추진 선로 기술, △초전도 전자석 시스템, △초고속 주행 제어 기술, △차체 설계·제작 기술이 그 대상이다.

하이퍼튜브와 다른 교통 수단과의 차이점.(그래픽=하우징포스트 디자인팀)
전자기 추진 선로 기술은 차량 추진에 필요한 전자석을 내장한 하이퍼튜브 전용 선로를 설계·구현하는 기술이다. 초전도 전자석 시스템은 차량에 장착되는 고온 초전도 자석과, 그 성능 유지를 위한 극저온 냉각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주행 제어 기술은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전자석의 극성을 정밀하게 조절해 차량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기술이다. 차체 설계 기술은 추진과 부상이 가능한 경량 차체와, 출발 전후에 바퀴로 주행이 가능한 지상 주행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국토부는 기술개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하이퍼튜브 핵심기술 개발 추진 TF’도 함께 가동한다. TF는 철도국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기술 분야별 민간·학계·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GS건설, 한국전기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가천대학교 등 다수 기관이 공동 참여하고 있다.
하이퍼튜브는 고속성과 친환경성, 기상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부산 간 무정차 주행 기준으로 KTX는 1시간 52분이 소요되지만, 하이퍼튜브는 이 구간을 20분 이내로 연결할 수 있다. 탄소 배출량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우며, 진공 튜브 외벽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통해 자체 전력 공급도 가능하다.
국토부는 이번 기술개발이 향후 전국 주요 도시를 1시간 이내 생활권으로 연결하고, 수도권 집중 해소 및 지방 활성화에도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윤진환 철도국장은 “이번 연구개발은 한국형 하이퍼튜브 실현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국토의 연결성과 접근성을 대폭 개선하고, 초격차 기술로 세계 철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고속철도 기술도 수입에서 수출로 전환한 경험이 있다”며, “하이퍼튜브는 대한민국 철도산업이 다시 한번 세계를 향해 뻗어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