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증금 1억, 월세 1천만원(124㎡)에 임대 계약이 이뤄진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단지 전경.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서울에서 매달 1000만원 이상을 월세로 납부하는 초고가 월세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서초구 반포자이,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등 고급 아파트에서 1000만원대 월세 계약이 체결됐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월세 신규 계약 중 월세 1000만원 이상 거래는 16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월세 거래(6만 9110건)의 0.23%를 차지하는 수치다. 또한, 계약 갱신을 포함하면 1000만원 이상 월세 계약 건수는 181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월세가 3000만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거래도 3건 발생했다. 성동구 성수동1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198㎡ 규모의 아파트가 보증금 10억원, 월세 3,100만원에 계약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월세 1천만원 이상 초고가 임대 아파트 거래 현황(자료=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

고가 월세 거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까지 1,000만원 이상의 월세 신규 계약은 전무했으나, 2021년 50건, 2022년 135건, 2023년 153건으로 늘어났다. 전체 월세 계약 대비 고가 월세 비중도 2021년 0.14%, 2022년 0.22%, 2023년 0.21%, 2024년 0.23%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초고가 월세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전용 84.5㎡)는 보증금 3억원, 월세 1100만원에 거래됐으며,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244.5㎡)는 보증금 15억원, 월세 1000만원에 계약됐다.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124㎡)도 보증금 1억원, 월세 1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부동산 정보업계는 이러한 초고가 월세 증가의 원인으로 세금 부담을 지목하고 있다. 고가 월세 거래가 증가하는 배경에는 보유세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보유세를 부담하기보다 월세를 내고 고급 주거환경을 누리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게 중개업계의 분석이다.
고가 월세 시장의 확대는 보유세 정책과 맞물려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세금 회피를 위한 임대 방식의 변화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