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징포스트=안재만 기자]
정국 혼란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새 아파트 공급 가뭄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2월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으며, 특히 서울에서는 단 한 곳의 신규 분양도 계획되지 않았다.
건설사들은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분양 일정을 연기하거나 조정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출 규제, 미분양 리스크, 정치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공급 위축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 서울, 신규 분양 ‘0’…수도권도 절반 수준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2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16개 단지, 총 1만2,676가구(일반분양 7,82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5,974가구)보다 51% 감소했다.
특히 서울은 2월 한 달간 신규 분양이 전무하다. 수도권에서는 ▲인천 4,180가구 ▲경기 2,071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으며, 지방에서는 ▲충남 1,763가구 ▲부산 1,436가구 ▲대전 952가구 ▲울산 899가구 ▲대구 755가구 ▲광주 620가구 등이 공급될 예정이다.
건설업계는 "서울 분양시장 위축은 고금리, 경기 불확실성, 정부 정책 변수 등이 맞물린 결과"라며 "시장 안정이 확보되지 않으면 분양 일정이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 주요 분양 단지…대형 건설사 단지 '주목'
수도권에서는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 ‘힐스테이트 회룡역 파크뷰’(674가구)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시티오씨엘 7단지’(1,453가구) ▲부평구 산곡동 ‘산곡구역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2,475가구)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방에서는 ▲대전 동구 ‘대전 롯데캐슬 더 퍼스트’(952가구) ▲부산 사하구 ‘더샵 당리 센트리체’(821가구) ▲충남 천안시 서북구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1,763가구) 등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대단지의 경우 입지 여건이 좋은 곳은 경기불황에도 수요가 있지만, 전반적인 청약 경쟁률은 예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분양업계의 분석이다.
◆ 1월 분양 실적도 ‘부진’
부동산개발업계와 건설사들의 신중한 태도는 1월 분양 실적에서도 확인됐다. 당초 1월 전국 분양 예정 물량(1만3,113가구) 중 실제 분양된 단지는 8,585가구(공급 실적률 65%)에 그쳤다. 일반분양만 보면 실적률이 더욱 낮아 5,194가구(55%)에 불과했다.
청약시장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했다. 전북 전주에서 분양한 ‘더샵 라비온드’는 1순위 평균 2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세종시 ‘양우내안애 아스펜’(12대 1)도 선전했다. 이들 이외의 다수 단지에서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 건설업계 신중한 태도 지속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71.4포인트(p)로 전월 대비 10.6p 하락했다. 지난해 12월부터 2개월 연속 급락하며 분양시장 침체 분위기를 반영했다.
분양업계는 "최근 금융 불확실성과 계엄·탄핵 정국이 맞물리면서 건설사들의 분양 유보가 늘고 있다"며 “2월 분양시장의 경우 물량도 적지만, 쳥약 위축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까지 건설사들의 분양 신중 태도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