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기후·에너지 공약 개요(그래픽=하우징포스트 디자인팀)
[박영신 대기자의 이슈 인사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서해안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전국 전력망을 연결하는 ‘에너지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전국에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단지를 확대하고, 분산형 도시구조를 통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기후·에너지 공약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서해안에 20GW 규모의 해상풍력 전력망을 구축하고, 2040년까지는 한반도 전역을 연결하는 ‘U자형 해상 전력망’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 RE100 산업단지 전국 확산…지역 균형·산업 재편 시도
이 후보는 ‘에너지고속도로’ 프로젝트를 통해 전국 각지에 'RE100(재생에너지 100%)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수도권에 집중된 기업 입지를 지방으로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전력 수요가 분산되고, 지역 중심의 산업 생태계도 구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자립형 구조를 만들겠다”며, “지방 기업 유치와 에너지 기반 지역경제 회복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후보가 거론한 주요 지역으로는 전남 신안, 전북 새만금, 광주·전남권 산업지대 등이 포함된다. 신안의 경우 ‘햇빛 연금’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으며, 새만금은 조력발전소 검토와 함께 'RE100 산업단지' 중심지로 거론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사진=KTV)
◆ ESS·히트펌프·그린수소까지…통합형 신산업 육성 청사진
이번 공약은 전력망 구축에 그치지 않고, 전력 저장장치(ESS), 히트펌프, 그린수소, AI 기반 지능형 전력망 등 에너지 산업 전반을 통합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담고 있다.
이 후보는 “재생에너지와 탄소중립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키우겠다”며, “에너지고속도로를 마중물 삼아 대한민국의 에너지 산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신안군의 ‘햇빛연금’ 사례를 인용하며, 에너지 기반 산업이 고령화·소멸 위기 지역의 경제 회복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클러스터 조성 전략은 향후 기업형 주거단지 수요, 지역 기반 도시계획과도 밀접히 연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도시 구조와 주택시장에도 영향…분산형 신도시 모델 가능성
이번 공약은 단순한 에너지 인프라 건설을 넘어 국토 공간 구조의 전면적 개편 전략으로도 해석된다는 게 도시·건축학계의 설명이다. 전력망, 산업단지, 에너지 클러스터가 결합된 이 구상은 주거 입지, 개발 방향, 도시 성장축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
특히 산업단지 조성과 병행한 전력망 확충은 ▲기업형 임대주택 수요 증가 ▲에너지 자립형 스마트 신도시 개발 ▲전력 인프라 기반 주거계획 수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거점도시에 새로운 수요 기반을 창출할 수 있으며, 부동산시장 내 입지 축 이동 현상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 “정보화고속도로 이후, 국가 전략 전환”…'호남권 메가시티' 구상도 병행
이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고속도로'로 위기를 돌파했다면, 저는 '에너지고속도로'로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구상은 에너지 인프라를 중심으로 산업, 도시계획, 국토 전략을 함께 묶은 차세대 국가 구상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발표된 지역 공약에는 ▲호남권 메가시티 구상 ▲새만금 조력발전소 건설 검토 ▲미래 모빌리티 및 공공의료 산업 육성 ▲광주 군 공항 이전 및 광역교통망 확충 등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