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결정이 단기 매수 심리를 자극하면서, 올해 1분기 서울 강남3구(송파·강남·서초) 아파트값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하우징포스트 DB)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올해 1분기 서울 강남3구(송파·강남·서초) 아파트값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결정이 단기 매수 심리를 자극하면서, 지난 3월 아파트값이 급등한 데 따른 영향이다.
한국부동산원이 20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전국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4.28% 상승해 전국 시군구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3.52% 상승해 그 뒤를 이었다. 서울 평균 상승률(1.06%)의 3~4배에 이르는 수치다.

◆ 2월 해제, 3월 급등…정책 발표 직후 시장 반응 뚜렷
강남권의 가격 급등은 지난 2월 13일 서울시가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허가구역에서 해제하면서 본격화됐다. 송파구는 1월 0.26%, 2월 1.35%, 3월 2.63%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2.62%, 2.31%로 3월에 오름폭이 집중됐다.
서울시는 시장 과열 조짐이 커지자 3월 24일 강남3구와 용산구를 다시 토허제 구역으로 지정했다.

◆ 서울시, '토허제 재지정' 이후 상승폭 둔화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토허제 재지정 이후에는 가격 상승폭이 눈에 띄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셋째 주와 4월 둘째 주 상승률을 비교하면, ▲강남구는 0.83%→0.16% ▲서초구는 0.69%→0.16% ▲송파구는 0.79%→0.08%로 모두 축소됐다. 서울시는 “현재로서는 토허제 풍선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성동·용산 등 정비 기대 지역은 강세 유지
강남 외 지역에서는 성동구(1.34%), 용산구(1.27%), 양천구(1.13%), 마포구(1.09%), 강동구(1.07%) 등 정비사업 기대 지역이 서울 평균 이상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된 노원(-0.23%), 도봉(-0.17%), 강북구(-0.11%) 등 ‘노도강’ 지역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랑구(-0.12%), 금천구(-0.11%), 구로구(-0.07%) 등도 마찬가지다.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가격 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 과천·분당 등 인접 지역도 동반 상승
강남과 가까운 경기 과천시는 같은 기간 3.41% 상승해 전국 4위를 기록했다. 3월 한 달간만 보면 상승률은 2.73%로 강남3구를 앞질렀다. 1기 신도시 정비 기대감이 있는 성남 분당구도 3월 들어 0.43% 상승해, 분기 누적 상승률은 0.25%로 집계됐다.

◆ 거래량도 증가…3월 서울 아파트 1만건 돌파 가능성
서울 아파트의 3월 거래량은 20일 기준 8991건으로 나타났다. 이달 말까지 신고 기간이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하면, 1만 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이는 2020년 7월(1만1143건) 이후 4년 8개월 만의 최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