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술인 연령별 현황.(자료=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
[하우징포스트=유승찬 기자]
건설현장에 ‘젊은이’가 사라지고 있다. 60대 이상 고령 기술인력이 40대 인원을 처음으로 넘어섰고, 전체 건설기술인 중 절반을 넘는 인원이 50대 이상이다. 체감상 ‘젊은 축’으로 불리는 50대마저도 고령화의 중심에 서 있으며, 현장 인력 구조의 정상적 순환이 멈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건설기술인 103만5,724명 중 60대 이상은 27만7,432명으로, 40대(25만8,143명)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이는 연령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처음 있는 변화다.
불과 두 달 전인 지난해 12월만 해도 60대 이상은 25만여 명 수준으로, 40대보다 적었다. 하지만 50대 이상 인력이 지속 유입되며 구조가 뒤바뀌었다. 현재 50대 이상 기술인은 총 62만366명으로 전체의 59.9%, 10명 중 6명이 고령층이다.
◆ 평균연령 52.2세…“50대도 젊은 축”
건설기술인의 평균 연령은 52.2세. 2018년(47.7세) 이후 매년 꾸준히 상승해 2023년 50세를 넘긴 이후에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건설산업의 고령화는 더 이상 장기적 위험이 아닌, 현장의 현재진행형 현실이 되고 있다.
현장 관계자들은 이 같은 구조를 체감하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 현장은 외국인이 아니면 20~30대는 거의 보기 어렵다”며 “50대도 젊은 축으로 불릴 정도”라고 말했다.
◆ 20·30대는 줄고…역삼각형 연령 구조 고착
청년층의 이탈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20대 건설기술인은 올해 2월 기준 3만3,211명으로 전체의 3.2%에 불과하다. 게다가 불과 두 달 전인 지난해 12월(4만1,758명)보다 20.5% 급감했다. 30대도 같은 기간 12만5,158명에서 12만2,507명으로 줄어들며 2.1% 감소했다.
반면 50대는 오히려 2.6% 늘었고, 60대 이상도 빠르게 증가했다. 연령 구조는 이제 피라미드형이 아니라 정점이 아래로 향한 '역삼각형' 구조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고령화가 아니라, 신규 인력 순환이 멈춘 산업 구조의 붕괴 신호로 해석된다.
건설기술인 남녀 비중 추이.(자료=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
◆ 여성 기술인 비중 늘었지만…여전히 낮은 수준
여성 건설기술인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15만5,958명으로 전체의 15.2%를 차지해, 지난해 12월(14만6,484명)보다 약 9,400명 늘었다.
하지만 이는 전 산업 평균 여성 취업자 비중인 44.3%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건설업의 성별 장벽은 여전히 높으며, 단순 유입보다도 경력 유지와 현장 배치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책은 많은데, 청년은 없다”…현장 괴리 여전
정부는 ‘건설근로자 전자카드제’, ‘건설기능인 등급제’ 등 제도적 정비를 추진해왔지만, 청년층의 유입을 실질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유인 체계나 경력 설계 시스템은 여전히 부족하다.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은 “앞으로 5~10년 안에 대규모 은퇴 인구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대로 간다면 건설현장은 인력공백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업계는 단기 인력 수급이 아닌 청년 인력을 장기적으로 유치하고 유지할 수 있는 구조개편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 바꾸지 않으면, 10년 뒤에는 인력 정책이 아니라, ‘사업 중단’을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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