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아이파크삼성’ 펜트하우스(전용 269㎡)가 아파트 경매 최고가인 '130억4352만원'에 팔렸다.(사진=하우징포트스 DB)
[하우징포스트=임재인 기자]
서울 강남권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아파트 한 채가 130억 원에 낙찰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토지거래허가제 등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법원 경매가 초고가 아파트의 새로운 거래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8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펜트하우스(전용면적 269㎡)가 법원 경매에서 130억4352만 원에 낙찰됐다. 감정가는 144억 원으로,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0.5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전용 240㎡)이 세운 기존 최고 낙찰가 125억 원을 3개월 만에 넘어선 금액이다.
해당 물건은 1차 매각 당시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고, 2차 매각은 감정가의 80% 수준인 115억2000만 원에서 시작됐다. 이번 입찰에는 2명이 참여했으며, 차순위 응찰자는 127억3000만 원을 써냈다. 낙찰된 펜트하우스는 복층 구조로, 동일 단지 내 전용 203㎡ 호가는 현재 150억 원에 형성돼 있다.
초고가 낙찰은 하루 전에도 이어졌다. 7일에는 압구정동 구현대 6·7차 단지의 전용 196.7㎡ 아파트가 93억6930만 원에 낙찰됐다. 감정가는 72억 원이었으며, 매각가율은 무려 130.14%에 달했다. 이 단지의 동일 면적 최고 실거래가는 79억5000만 원으로, 낙찰가는 이보다 13억 원 이상 높다. 해당 경매에는 총 7명이 응찰했으며, 2위 응찰자는 93억3900만 원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고가 아파트에 대한 투자 수요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를 회피할 수 있는 경매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매매 시 실거주 요건이 요구되지만, 경매를 통한 매입은 이 요건에서 제외된다.
실제 강남3구와 용산구의 경매 낙찰 추이를 보면, 매각가율과 응찰자 수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평균 매각가율은 올해 1월 90.28%에서 2월 96.83%, 3월 103.90%, 4월 102.48%로 올랐다. 평균 응찰자 수도 1월 5.82명에서 2월 10.46명, 3월 12.61명으로 증가한 뒤, 4월에도 9.05명을 기록하며 열기를 이어갔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일반 매매시장에서 거래가 줄고 있는 반면, 경매 낙찰가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며 “실거주 의무가 없고 거래 과정이 단순한 경매시장이 고가 주택 수요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매 전문가들은 "고가 아파트 거래의 ‘탈 규제 흐름’이 경매라는 별도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고,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가 위축된 일반 매매시장과 달리, 경매가 ‘정책 회피형 투자 루트’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균형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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