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징포스트=임재인 기자]
국토교통부가 자체 개발한 ‘탄소공간지도(Carbon Map)’ 기술이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에 수출된다. 국내 공간정보 기반 탄소관리 기술이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도시 분야의 R&D 성과가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국제 이슈에 기여하게 되는 사례로 주목된다.
이번 사업은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탄소중립 시범도시 조성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국토부는 ADB와 협력을 통해 탄소지도 기술을 수출하고, 수도 타슈켄트 인근 시범도시에 이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본격 운영은 올해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 “공간 위 탄소 배출량 본다”…국내 기술 첫 해외 수출
탄소공간지도는 위성영상과 공간정보를 활용해 지역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시각화한 시스템이다. 국토위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물, 교통, 산림 등 다양한 도시 인프라의 탄소 배출 및 흡수량을 인공지능으로 분석·예측하여 지도 형태로 가시화한다.
이 기술은 국토부가 2020년부터 ‘국토 탄소중립 지원체계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개발한 것이다. 도시 단위의 탄소 흐름을 정량화하고, 감축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점에서 기존의 통계 중심 온실가스 관리체계를 넘어서는 정밀한 도시 탄소관리 수단으로 평가된다.
국토부는 해당 시스템을 통해 탄소 배출의 공간적 분포와 변화를 예측·관리할 수 있으며,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정책 설계의 과학적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ADB 시범도시에 ‘한국형 탄소지도’ 채택…정책모델 수출 기대
이번 수출은 우리나라의 국토정보 기술이 국제기구의 기후협력 사업에 정식 채택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탄소공간지도는 단순한 기술 수출을 넘어, 한국형 도시 탄소중립 모델을 현지 정책에 접목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국토부는 하반기까지 우즈베키스탄 현지의 공간정보와 기후자료를 수집·가공한 뒤, 탄소지도 플랫폼을 적용할 예정이다. 동시에 우즈베키스탄 공무원 대상 교육과정도 운영해 현지 운영역량 확보를 지원한다.
사업에는 국토부 산하 공간정보산업진흥원, 한국국토정보공사(LX공사), 민간기업 등으로 구성된 협력 체계가 참여해, 현지 수요 맞춤형 탄소지도 솔루션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 기후규범 시대…국토 R&D의 새로운 해외 진출 모델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수출은 우리 국토 분야 R&D가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글로벌 아젠다에서 실질적 기술로 인정받은 첫 사례”라며 “향후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지역의 탄소중립 전환기술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탄소공간지도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기후규범 체제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도시·국가 단위의 탄소 총량 관리를 위한 실용적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ADB, WB(세계은행) 등 국제개발은행들이 탄소중립 인프라 확산을 위한 도시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면서, 향후 한국형 공간기반 기후기술의 수출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국토부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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