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과 정치불안 장기화로 건설업계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와 줄도산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70여년의 업력을 가진 도급순위 134위 이화공영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사진=이화공영 사명 로고)

[하우징포스트=오명근 기자]
올해 들어 중견 건설사 7곳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시공능력평가 200위권 내 기업들이 잇따라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건설업계 전반의 구조적 위기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34위 건설사 이화공영은 지난 1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회사 측은 재산 보전처분과 포괄금지명령도 함께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화공영은 회생절차 개시 결정 시점까지 주식 거래가 정지된다.

1956년 설립된 이화공영은 경찰청 기동대 청사, 상명대 종합강의동 등 주요 건축물 외에도 전라선 노반개량공사 등 토목 인프라 분야의 시공 실적을 보유한 중견 건설사다. 하지만 작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163.4%까지 상승했고, 누적 영업손실이 97억 원에 달하면서 자력 회복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화공영 외에도 신동아건설(58위), 삼부토건(71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대저건설(103위), 안강건설(138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등 중견 건설사 여섯 곳이 올해 들어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연초 석 달 만에 일곱 곳이 무너진 셈이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자체 분양 사업 비중이 높거나 민간 수주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다. 건축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급등으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 등 3중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회생을 선택했다.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경색이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PF는 건설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사업비를 조달해 분양수익으로 상환하는 구조인데, 최근 금융기관이 리스크 회피에 나서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자금줄이 막힌 상태다.

이번 도산 사례들은 개별 기업의 부실이라기보다, 업계 전반의 구조적 한계를 반영한다는 평가가 많다. 수도권 공공택지 공급 지연과 발주 물량 감소로 수주 자체가 줄었고, 기존 계약에 물가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아 원가 부담도 급격히 높아졌다.
중견 건설사들은 외형은 1군 기업과 비슷하지만, 자본력과 신용도에서는 열위에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외부 충격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며, 유동성 위기가 빠르게 회생절차로 전환되는 경향이 강하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하반기 이후에도 추가 회생 신청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금의 상황은 일시적인 불황이 아니라, 시장 구조와 제도 설계의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중견 건설사는 공공 수주 접근성이 낮고, 금융시장에서도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 지방이나 비수도권 중심의 자체 분양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분양 실패와 금융비용 이중 부담에 따라 생존 자체가 어려운 구조에 직면하게 된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개별 기업의 파산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건설산업 전반의 구조를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분석한다.
공공 발주의 조기 집행과 지방 지역 중심의 주택공급 활성화, 중견 건설사 대상 신용보증 확대, PF 시장의 연착륙 유도 등 다층적이고 구조적인 정책 대책이 시급하다.
자칫 정부 대책이 늦어지거나, 방치할 경우 건설업계의 허리를 무너지면서, 건설산업 생태계의 균형이 흔들리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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