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 동향.(자료=CBRE)
[하우징포스트=오명근 기자]
해외 투자자들이 다시 한국 부동산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외국 자본이 국내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이 28억달러(약 3조7천억원)를 기록하며, 5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부동산 가격이 조정되고 환율 여건까지 맞물리면서, 해외 자본 입장에서는 ‘매수 적기’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CBRE 코리아'는 9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 '인앤아웃 코리아 2024'를 통해 지난해 해외 자본의 국내 투자(인바운드 투자) 규모가 전년보다 23% 증가한 28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25억달러) 이후 가장 큰 유입 규모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이다.
◆ 미국·싱가포르 자본 강세…중국도 ‘3위권’ 첫 진입
국가별로는 미국과 싱가포르 자본이 전체 투자금의 84%를 차지했다. 미국계 자본은 전년 대비 52% 늘어 201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싱가포르 자본 역시 오피스 및 물류 자산 중심으로 35% 이상 증가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계 자본이 처음으로 3위권에 진입햇다는 점이다. 중국계 다자보험이 소유한 동양생명이 퍼시픽자산운용을 통해 케이스퀘어시티의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면서 본격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24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된 해외 자본 현황.(그래픽=하우징포스트 디자인팀)
◆ 오피스·물류·호텔에 '집중'…빌딩 투자도 109% 급증
해외 자본이 투자한 자산 유형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오피스(45%)였다. 투자액은 12억5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109% 증가했다. 이어 물류(33%, 9억2천만달러), 호텔(18%, 5억1천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호텔 투자 확대는 외국인 방문객 증가와 관광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투자 확대의 바탕에는 최근 3년간의 경기 침체로 국내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하락한 점이 있었다. 가격이 하향 안정된 데다, 달러 환율 우위도 더해지며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저점 매수 기회로 작용한 것이다.
2020~2024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투자한 해외 자본 순위. (자료=CBRE)
◆ 국내 자본의 해외 투자는 역대 최저…유럽 2년째 ‘제로’
반면 국내 자본의 해외 부동산 투자(아웃바운드 투자)는 크게 줄었다. 2024년 투자액은 3억8천만달러로, 전년보다 48% 감소하며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CBRE는 “환율 변동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기존 투자자산의 부실화 우려 등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의지를 크게 위축시켰다”고 진단했다.
특히 팬데믹 이전까지 전체 아웃바운드 투자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유럽 지역 투자는 2023년과 2024년 모두 '0건'으로 기록됐다.
국내 투자자들의 주요 투자처는 일본(1위)과 미국(2위)이며, 일본에서는 도쿄의 주택·오피스 자산, 미국에서는 뉴욕·캘리포니아·애리조나 등지에서의 활동이 일부 확인되고 있다.
◆ “해외 투자자 신뢰 회복…지속 흐름 이어질지 주목”
CBRE코리아 최수혜 리서치 총괄 상무는 “한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신뢰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흐름”이라며 “올해도 이 같은 투자가 이어질지는 **글로벌 금리 흐름과 국내 시장의 가격 안정 여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자본 #한국부동산 #오피스투자 #CBRE보고서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저점매수 #하우징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