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사장(왼쪽에서 2번째), 백원국 국토교통부 제2차관(가운데), 라몬 앙 필리핀 산미구엘 회장(오른쪽에서 2번째) 등 관계자들이 사업 체결식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국토교통부)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리핀 마닐라 도시철도 7호선(MRT-7)의 운영·유지관리(O&M) 사업을 수주했다고 22일 밝혔다. 국내 철도 운영 기술이 해외에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 규모는 약 1,200억 원에 이른다.

◆ 운영도 수출한다…K-철도 해외 진출의 새로운 전환점
이번 수주는 기존의 차량 수출을 넘어선 진출로, ‘계획-시공-운영’ 전 단계를 포괄하는 K-철도 수출 모델의 상징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사업 계약에 따라 코레일은 필리핀 산미구엘(San Miguel)사와 함께 오는 올해 7월부터 2034년 12월까지 10년간 MRT-7 노선의 운영과 유지보수를 공동 수행한다. 총 연장 23km, 14개 역으로 구성된 MRT-7은 2026년 말 개통 예정이다.
코레일은 관리자급 전문가 28명을 현지에 파견하고, 차량 운행·관제·역 운영·시설 정비 등 철도 서비스 전반을 책임지게 된다.

◆ 10년에 걸친 협력과 신뢰가 계약 기반
이번 계약은 코레일이 지난 2016년부터 MRT-7 노선의 운영 자문 사업을 꾸준히 수행하며 쌓아온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국토부도 백원국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한 수주지원단을 20일부터 23일까지 필리핀에 파견하여 고위급 면담을 진행했고, 이 자리에서 필리핀 교통부와의 계약 체결이 성사됐다.
사업 체결식에는 백 차관을 비롯해 한문희 코레일 사장, 라몬 앙 산미구엘 회장 등 양국 관계자가 참석해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 수출 전략 3연타…운영기술까지 포괄 'K-철도 모델' 완성
K-철도는 이번 MRT-7 운영권 수주로 ▲2024년 우즈베키스탄 고속철(약 2,700억 원) ▲2025년 모로코 전동차 수출(약 2조 2천억 원)에 이어, 철도 수출 3연타를 완성했다. 특히 이번 계약은 차량 공급을 넘어서 유지관리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넓힌 최초 사례로, K-철도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국토부는 ‘내셔널 원팀(정부·공공기관·민간기업 연계 수주단)’을 중심으로 기획단계부터 유지관리까지 통합된 수출 전략을 지속해왔다. 백 차관은 “K-철도는 단순 시공이 아닌, 운영 노하우까지 책임지는 글로벌 철도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 후속 사업 교섭 본격화…공항·통근철도도 협력 타진
국토부는 이번 필리핀 방문을 계기로 남북통근철도 운영사업, 다바오·일로일로 공항 개발사업 등과 관련해서도 한국 기업의 참여를 적극 제안했다. 향후 필리핀뿐 아니라 동남아, 중동, 중남미 등지로 K-철도의 운영기술 수출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MRT-7 노선은 현재 마닐라 수도권과 교외 지역을 연결하는 핵심 간선망으로, 내년 12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코레일은 산미구엘과 협력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철도 서비스 구현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