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은 지난 달까지 공급실적이 단 한 곳에 불과했고, 4~5월에도 500가구조차 채우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하우징포스트 DB)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이 멈췄다. 신축 분양이 사실상 끊긴 수준이다. 3월까지 공급 실적은 단 한 곳에 불과하다. 4~5월에도 500가구조차 채우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수도권 전체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약 5만 가구로 예상된다. 하지만 서울만 놓고 보면 예정과 실적 사이의 간극이 심각하다. 계획은 있지만, 실제로 공급에 들어간 단지는 극히 드물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분양 실종 사태로 인식되고 있다.
◆ 1분기 분양 ‘서초 1건’뿐…공급 끊긴 서울
올해 1~3월 서울에서 분양을 진행한 단지는 서초구 ‘래미안 원페를라(1,097가구)’ 한 곳에 그쳤다. 이외 단지는 단 한 곳도 없다. 지난해 같은 기간 공급된 6,700여 가구와 비교하면 6분의 1수준이다.
현재 분양 일정이 확정된 곳도 극소수다. 4월 중구 ‘청계 노르웨이숲’, 5월 은평구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단 2곳뿐이다. 이 중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는 전체 2,451가구 중 일반분양은 483가구에 불과하다.
구로구 ‘고척푸르지오힐스테이트(983가구)’, 동작구 ‘힐스테이트 이수역 센트럴(801가구)’, 성북구 ‘동선2구역(334가구)’ 등도 분양 예정 목록에는 올라 있지만, 입주자 모집공고 일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부동산개발업계 한 관계자는 “이 추세라면 4~5월 서울 일반분양 물량이 500가구를 넘기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 ‘고분양가+경기불황+대선 일정’...3중 복합원인
서울 분양시장의 정체는 고분양가에 대한 시장 부담, 경기불황 장기화에 따른 수요 위축, 여기에 더해 조기 대선이라는 '정치적 일정'이 겹쳐 작용한 복합적 결과다.
부동산개발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가는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3.3㎡당 4,000만 원을 넘나들고 있다. 분양시장에선 “이 가격에 분양을 받아줄 실수요자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을 강행했다가 미달이 나면 브랜드와 금융 비용 모두 타격을 입는다”며 “수요 위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조합과 시행사 모두 분양 시기를 최대한 미루려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조기 대선'이란 정치 일정도 '한시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5월 황금연휴(1~6일)와 맞물려, 청약 수요자들의 이목이 분산되는 점도 일정 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강남권의 ‘잠실르엘’·‘아크로드서초’도 지연 조짐
상반기 분양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됐던 강남권 대형 단지들도 속속 분양을 미루고 있다. 대표적으로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 단지인 ‘잠실르엘(1,865가구)’과 서초구 신동아 재건축 단지인 ‘아크로드서초(1,161가구)’가 있다. 두 단지 모두 6월 전 분양이 점쳐졌지만, 최근 분위기는 하반기 이후로 연기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특히 ‘잠실르엘’은 고분양가 논란에 대선 이슈까지 겹치며, 조합이 분양 시점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공급 지연 여파...하반기 집값 불안 우려
문제는 이 같은 분양 실종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신축 청약이 막히는 동안 대기 수요가 누적되며,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
부동산R114는 내년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을 9,640가구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올해 입주 예정 물량(3만 7,681가구)의 약 25% 수준이다. 공급 감소가 하반기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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