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사진=강남구 제공)

[하우징포스트=박영신 대기자]
20년 넘게 표류해온 서울 강남 대치동 재건축 사업에 전환점을 맞았다. 조합이 마련한 정비계획 변경안이 서울시 공람 절차에 들어가며, 사업시행인가를 향한 본격적인 행정 절차가 시작됐다.

서울 강남구는 17일,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해 조합이 제출한 정비계획 변경안을 오는 18일부터 공람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람은 다음 달 21일까지 한 달간 진행되며, 주민 누구나 내용을 열람하고 의견을 낼 수 있다.
공람 자료는 강남구청 재건축사업과, 대치2동주민센터, 구청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 가능하다. 주민설명회는 오는 4월 30일 오후 3시, 그랜드힐 컨벤션 3층에서 열린다.

조합이 제출한 변경안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지상 49층, 지하 4층 규모로 총 5,962세대의 공동주택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공공임대 891세대, 공공분양 122세대가 포함된다. 기존 단지는 1979년 준공돼 28개 동, 4,424세대로 구성돼 있다.

이번 계획은 단순한 물리적 재건축을 넘어 도시기능의 개선까지 함께 도모한 것이 특징이다. 지상 공간에는 소공원과 문화공원이 배치되고, 그 하부에는 침수 예방용 저류시설과 공영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대치동 학원가 일대의 만성적인 주차난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1996년 주민들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며 시작됐다. 이후 2003년 추진위 승인을 받았지만, 내부 갈등과 사업성 논란으로 수년간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조합은 2023년에야 정식으로 설립됐으며, 올해 1월 정기총회에서는 전체 조합원 4,449명 중 3,903명이 참석해 95%의 찬성률로 정비계획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조합 측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을 거쳐 연내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은마아파트는 강남권 정비사업의 상징적 사례로서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강남권 재건축 시장 전반에도 적지 않은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강남을 대표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도시 기능 개선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람과 설명회 과정을 통해 주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미래지향적 도시계획이 실현되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