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가 전세 거래를 앞질렀다. 높은 금리 부담과 전세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면서, 임대차 시장이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하우징포스트 DB)

[하우징포스트=문승용 기자]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가 전세 거래를 앞질렀다. 높은 금리 부담과 전세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면서, 임대차 시장이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월세 수요가 급증하며, 월 200만 원을 넘는 고가 월세 계약도 증가하고 있다.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는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51.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전세 계약은 1만5,865건, 월세 계약은 1만6,570건으로, 월세가 전세보다 705건 많았다. 월세 계약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최근 전세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월세 거래가 가장 많았던 곳은 송파구로 1,567건이 신고됐다. 강남구(1,234건), 서초구(1,098건)도 상위권에 올랐다. 강남권에서는 학군 수요와 고가 아파트 중심의 월세 전환이 맞물리며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도봉구(145건), 강북구(156건), 종로구(189건) 등은 상대적으로 월세 거래가 적었다.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는 대부분 보증금을 높여 월세를 낮추는 '보증부 월세' 형태로 이루어졌다. 50만 원 이하 월세 거래가 전체의 79.9%에 달하며, 50만 원 초과100만 원 이하가 14.8%, 100만 원 초과200만 원 이하가 4.1%를 차지했다.
월 200만 원 이상을 내는 고가 월세도 증가하고 있다. 200만 원 초과~300만 원 이하 월세 거래는 134건, 3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 거래는 56건으로, 월 200만 원 이상을 부담하는 계약이 총 190건에 달했다.

강남 3구에서는 월 300만 원이 넘는 월세 계약이 다수 체결됐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전용면적 85㎡는 보증금 1억 원, 월세 600만 원에 계약됐다.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78.5㎡는 보증금 10억 원, 월세 400만 원으로 거래됐다. 송파구 잠실동 ‘파크리오’ 전용 144.77㎡도 보증금 1억 원, 월세 530만 원에 임차인을 찾았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월세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전세 매물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금융권의 전세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며 "전세보증 비율 축소 등의 영향을 고려하면 월세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월세 수요 증가로 인해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월세 가격이 더욱 오를 가능성이 높아, 임차인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임대차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시장 흐름에 맞춰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아파트 #월세거래 #전세추월 #월세시대 #임대차시장 #강남월세 #고가월세 #600만원월세 #부동산시장 #전세에서월세로 #금리부담 #전세대출규제 #하우징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