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징포스트=문승용 기자]
국토교통부가 KTX와 SRT의 이원화 구조를 9년 만에 단일 체계로 전환하는 통합 로드맵을 내놓았다. 내년 3월부터 서울역과 수서역 간 교차운행을 시작해 좌석 공급을 확대하고, 고속차량 공동편성·예매 시스템 일원화 등 단계적 통합 절차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번 통합이 단순한 흡수 방식이 아닌 철도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9일 KTX와 SRT의 이원화 체계를 통합하는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좌석 부족, 예매 불편 등 이용자 불편을 완화하고, 고속철도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중장기 정책으로 마련됐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KTX 차량이 정비고에서 점검을 받고 있는 모습. 정부는 KTX·SRT의 교차운행과 차량 공동편성 등을 통해 고속철도 운영 효율을 높이는 통합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사진=코레일)

첫 단계는 서울역–수서역 교차운행이다. 정부는 수서발 SRT의 만성적 매진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955석(20량) 규모의 KTX-1 열차를 내년 3월부터 수서역에 투입한다. SRT(410석) 대비 좌석이 2배 이상 많은 차량으로, 수서권 좌석난 완화 효과가 기대된다. 이용 수요가 적은 시간대를 중심으로 KTX·SRT 상호투입을 시작해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는 차량 공동편성·운용 확대다. KTX-산천 등과 SRT 차량을 복합 연결해 기종점 구분 없이 운행하는 통합 편성 구조를 마련하고, 내년 6월부터 안전성 검증을 거친 시범 운영을 시행한다. 이를 통해 서울→부산→수서→포항 등 노선 운행이 보다 유연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SRT 열차 주행 모습. 정부는 KTX·SRT 통합 로드맵을 추진하며 교차운행과 시스템 개선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사진=위키백과 By Minseong Kim)

세 번째는 예·발매 시스템 통합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단일 앱에서 KTX·SRT 결제와 발권이 가능하도록 하고, ‘서울’ 검색 시 서울역·용산역·수서역 열차가 동시에 조회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아울러 일반열차 환승 할인, KTX·SRT 간 열차 변경 시 취소수수료 면제 등 이용 편의를 높이는 서비스가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코레일·SR 기관 통합 시 고속철도 좌석 수 증가 효과(코레일 추산). 경부·호남선 중심으로 공급 좌석이 확대되며, 하루 약 1만6,690석의 좌석 증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제시됐다.(자료=국토교통부)

국토부와 코레일 분석에 따르면, 차량 공동편성과 교차운행이 본격화될 경우 하루 좌석 공급이 약 1만6,000석(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레일은 중복 비용 절감 효과 등을 전제로 KTX 운임 10% 인하 검토에도 착수했다는 설명이다.

운영기관의 조직 통합은 내년 말까지 추진된다. 정부는 통합 기본계획 수립, 조직·인사·재무 설계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노사정협의체를 구성해 급여·복지 등 제도 조정 방안을 논의한다. 이어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철도안전관리체계 승인,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등 법정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KTX와 SRT의 공식 로고. 정부는 두 고속철도 운영체계의 단계적 통합을 추진하며 교차운행·차량 공동편성·예매 시스템 일원화 등을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국토부는 "코레일이 'SR(수서고속철도 운영 전문 공기업·Supreme Railways)'을 흡수하는 방식은 지양하며, 새로운 통합 공사 또는 제3의 브랜드 체계도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통합은 단순 결합이 아니라 철도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적 전환”이라며 “SR 직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 내년 3월부터 KTX·SRT 교차운행이 시작되고, 차량 공동편성·예매 시스템 일원화가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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